3분기 연속 감익에 감소 폭은 2020년 2분기 이후 최대
정보통신, 전기, 금융 등 어려움 겪어 1분기 전망도 불투명
15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미국과 일본, 유럽 등 상장기업 약 1만1000개의 실적을 분석한 결과 이들의 4분기 순이익이 전년 대비 20% 급감한 9125억 달러(약 1170조5550억 원)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순이익이 줄어든 건 3개 분기 연속으로, 감소 폭은 팬데믹(전염병 대유행)이 본격 시작된 2020년 2분기(64%) 이후 최대였다.
집계에 포함된 기업 시가총액이 전 세계 시총의 87%에 해당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사실상 기업 대부분이 지난해 어려움을 겪은 것이다.
업종별로는 전체 17개 가운데 14개에서 순이익이 감소했다. 그나마 고유가에 힘입어 정유업체가 수혜를 입고 테슬라 등 전기차 관련 업종 기업들이 선방했지만, 전체 기업 실적을 증가세로 이끌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특히 애플과 아마존 등 미국 빅테크 기업 부진에 정보통신 부문의 감소가 컸다. 4분기 정보통신 순이익은 반 토막 났다. 2020년 2분기 전체 순이익의 23%를 차지하며 1업종 자리에 올랐지만, 그 비중은 7%까지 떨어졌다.
빅테크 부진 여파는 제조업으로도 이어졌다. 전자부품과 반도체 기업이 몰려 있는 전기 부문 순이익은 20% 감소했다. 인텔은 지난해 연간 적자로 마감했고 LG디스플레이는 3개 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금융에서도 어려움은 계속됐다. 골드만삭스 등 미국 주요 6곳 가운데 4곳에서 감익이 있었다. 이들은 팬데믹 기간 주요국의 금융완화 덕분에 투자은행(IB)으로서 기업 인수·합병(M&A)에서 상당한 순이익을 얻었지만, 지난해 시작한 중앙은행의 공격적인 긴축 속에 거래 수요가 급감하면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골드만삭스의 데이비드 솔로몬 최고경영자(CEO)는 “시장의 인식이 정상화에 1~2분기가 소요될 것”이라고 말했다.
주요 애널리스트들은 올해 1분기 순이익은 4개 분기 만에 증가 전환할 것으로 전망한다. 다만 증가율은 1%로 제시해 여전히 기업들의 상황이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인텔을 비롯해 주요 기업들 역시 1분기 어두운 실적 전망을 내놓고 비용 절감 대책에 들어간 상태다.
닛케이는 “국제통화기금(IMF)이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상향하는 등 경기 전망과 관련해 낙관론도 있지만, 미국 기업들의 실적 전망치가 향후 경기둔화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견해도 뿌리 깊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