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연내에 금리를 내리지 않을 것이라는 데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시장의 예상보다 인플레이션이 좀처럼 잡히지 않으면서다.
10일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다음 주에는 미국의 물가와 주요 실물 경제 지표가 발표되고 연준 위원들의 발언도 예정됨에 따라 연내 미국 금리 인하 가능성을 둘러싼 논란은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의 1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에 대해 시장에서는 전월 대비 0.5%, 전년 동월 대비 6.2%를 기록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김 연구원은 “지난해 12월 전월비 마이너스를 기록하면서 금융시장 내 인플레이션 우려가 크게 완화됐다”며 “플러스 전환은 인플레이션이 기대만큼 빠르게 둔화되지 못할 수 있다는 경계감을 다시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미 곳곳에서 인플레이션 둔화 속도가 늦다는 게 포착되고 있다. 미국의 1월 맨하임 중고차 가격지수의 전월비 상승률이 다시 1.5%로 2개월 연속 상승세다. 소비자 물가에 선행성을 보이는 중국의 생산자 물가도 마이너스권에서 소폭 반등했다.
김 연구원은 “중국의 리오프닝에 따른 원자재 및 에너지 수요 기대 등을 고려할 때 미국의 물가 상방 요인에 대한 경계감이 단기적으로 높아질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미국 경기의 선행성 지표 부진과 양호한 노동시장이라는 혼재된 상황에서 물가의 상방 요인이 부각되면서 연내 금리 인하 기대가 약화되는 구간이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미국 물가의 둔화세는 지속되나 중국 리오프닝에 따른 수요 기대가 점증한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다음 주 일부 지표를 제외하면 미국의 소매 판매와 지역 연준 제조업 지수 등이 전월보다 개선되는 흐름을 보일 것”이라며 “동시에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가 약화되며 고금리 지속에 따른 부담도 제기될 수 있다”고 했다.
김 연구원은 “연준이 원하는 물가 둔화 수준까지 가는 동안 또는 시간을 벌어주는 동안 미국 신용 스프레드가 안정적으로 유지될 수 있는지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이는 미국 노동시장의 흐름과 경기의 연착륙, 경착륙을 가늠해볼 수 있는 잣대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