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 지갑 닫자 가격 인상 중단하는 기업들...WSJ “인플레 정점 지났다는 신호”

입력 2023-01-17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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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일반상품 매출 전년 대비 7% 감소
소비자 지갑 닫자, 기업도 가격 인상 중단
다만 생산비 압박 준다고 인플레 압력 사라지는 건 아냐

▲미국 뉴욕에서 지난달 26일 소비자들이 쇼핑백을 들고 이동하고 있다. 뉴욕(미국)/로이터연합뉴스

인플레이션에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자 기업들이 가격 인상 속도를 조절하기 시작했다. 이는 인플레이션이 정점을 지났다는 또 다른 신호일 수 있다고 1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시장조사업체 IRI와 NPD에 따르면 지난해 가정용 장식품과 소형 가전제품 등을 포함한 일반 상품 매출은 전년 대비 7%나 감소했다. 식품과 음료 매출도 3% 줄었다.

크리슈나쿠마르 데이비 IRI 회장은 “사람들은 먹고 마시는 식음료를 비롯해 화장지와 세제 등의 생필품도 덜 구매하고, 싼 제품으로 바꿨다”고 설명했다.

소비를 줄이며 버티던 소비자들도 이제는 지불할 수 있다고 생각한 가격 상한선에 도달했다는 의미라고 WSJ는 분석했다.

많은 기업들은 지난해 상품 가격을 대폭 인상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급등한 에너지 가격과 공급망 붕괴로 재료비와 부품비, 인건비 등의 증가분을 상쇄하기 위해서다.

캔자스시티 연방준비은행(연은) 연구에 따르면 일부 기업은 미래 비용 증가를 예상해 가격을 올린 경우도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최근에는 가격 인상을 중단하거나 내리는 기업들이 나타나고 있다. 에너지 가격이 하락하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공급망 혼란이 완화한 데다 소비 위축 추세를 고려한 것이다.

작년 내내 가격을 올렸던 미국 식품 제조업체인 코나그라는 가격 인상을 중단한다고 밝히며 이번 결정에는 소비자들이 구매를 줄인 점이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11월 27일로 끝난 분기의 코나그라 매출은 8.4% 감소했다.

모델로와 코로나 맥주를 판매하는 콘스텔레이션브랜드도 최근 가격 인상으로 매출이 둔화한 데 따라 가격 인상 폭을 줄일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WSJ은 기업들이 에너지와 재료, 인건비 상승을 반영해 제품 가격 인상에 나서자 소비자들이 구매를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기업들이 가격 인상을 조절하는 분위기는 경제에 좋은 신호라고 WSJ는 평가했다. 코로나19와 전쟁 등으로 인한 극심한 수급 불균형이 지난해 인플레이션에 일부 영향을 줬다는 점에서 생산 비용이 내려간다는 건 그 문제들도 해소되고 있다는 의미라는 것이다.

다만 기업의 생산 비용 압박이 줄어든다고 해서 인플레이션 압력이 사라지는 건 아니라고 지적했다. 중국 경제 재개방으로 원자재와 에너지 수요가 급등하면 인플레이션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구인난으로 인한 임금 상승이 계속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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