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도어ㆍ빅히트, 쇄신 바람 불까…위기 속 등장한 '신임 대표'들 [이슈크래커]

입력 2024-11-27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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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영(왼쪽) 어도어 대표, 신선정 빅히트 뮤직 대표. (출처=신태현 기자 holjjak@, 빅히트 뮤직 제공)

빅히트 뮤직에 변화의 바람이 불었습니다. 신임 대표이사가 등장한 건데요. 실무 출신 여성 대표라는 점에 한 번, 그룹 방탄소년단(BTS) 팬들에겐 낯익은 얼굴이라는 점에 또 한 번 눈길이 쏠렸죠.

빅히트 뮤직의 모기업인 하이브는 수많은 레이블을 지니고 있지만, 그중에서도 빅히트 뮤직은 남다른 손가락일 겁니다. 하이브의 시발점을 '빅히트'라는 이름에서 찾을 수 있기 때문인데요. 2021년 빅히트 엔터테인먼트로부터 하이브가 출범했고, 이후 하이브의 레이블 사업부문을 물적분할해 빅히트 뮤직이 설립됐습니다. 쉽게 말해 빅히트 뮤직은 지금의 하이브를 만든 사명, '빅히트'를 계승한 레이블이라고 할 수 있는 겁니다.

수장 자리에 변화가 찾아온 건 빅히트 뮤직뿐만이 아닙니다. 하이브의 또 다른 레이블, 어도어의 대표도 바뀌었는데요. 그룹 뉴진스를 프로듀싱한 민희진 전 대표가 해임되고 하이브 출신 인사가 대표직에 앉게 됐죠.

신임 대표들은 '조직 안정화'라는 과제를 시작부터 짊어지게 됐다는 점에서 눈길을 끕니다. 위기가 회사 안팎에 산적해 있는 상황에서 대표로 선임돼 어깨도 무거울 것으로 보이죠.

(연합뉴스)

하이브, '악재' 연달아 터진 한 해였지만…BTS 완전체가 돌아온다

하이브는 올 한 해 숱한 악재를 겪어왔습니다. 민희진 전 대표와의 기나긴 분쟁, 뉴진스 멤버들의 공개적인 반발, 방시혁 하이브 의장의 구설수, 임원용 보고서인 음원산업리포트 유출 등 다수 소식이 뜨거운 감자가 됐죠.

매출도, 영업이익도 하락세를 면치 못했는데요. 5일 연결 기준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542억 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25.4% 감소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공시했습니다. 매출은 5278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9% 줄었고, 당기순이익은 14억 원으로 98.6% 급감했죠.

하이브는 지난해 3분기 매출 5379억 원, 영업이익 727억 원, 당기순이익 986억 원으로 창사 이래 최대 3분기 실적을 거둔 바 있습니다.

그러나 하이브 '기둥'인 BTS의 '군백기'(군대+공백기) 속에 2분기 영업이익이 37.4%, 당기순이익은 86% 급감했는데요. 3분기에도 주요 아티스트들의 앨범 출시가 순연되면서 음반·음원(-18.8%), 공연(-14.8%) 등 '직접 참여형' 매출이 18.8% 감소, 실적에 영향을 줬죠.

하이브가 운영하는 팬 플랫폼 위버스의 MAU(평균 월간 활성 이용자 수)는 970만 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약 90만 명 줄었습니다. 3분기 영업이익은 시장 전망치인 557억 원을 밑돌았죠.

그런 가운데 굿즈(MD)와 콘텐츠 등 '간접 참여형' 매출은 31.8% 증가하면서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오는데요. 특히 아티스트들의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한 콘텐츠 매출이 63.6%나 뛰면서 실적을 끌어올렸습니다.

전망도 긍정적입니다. 하이브는 3분기까지 누적 매출이 1조5000억 원을 넘어서면서 2년 연속 연 매출 '2조 원'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영업이익률이 △1분기 4% △2분기 7.9% △3분기 10.3% 등 상승세인 데다가 민 전 대표의 어도어 사내이사 사임이 주가엔 청신호로 작용할 것이란 기대도 나오죠. 실로 민 전 대표가 사임 의사를 밝힌 20일 하이브 시가총액은 분쟁 이래 처음으로 9조 원을 돌파했습니다.

무엇보다 '캐시카우' BTS의 전역이 기대 요소입니다. 4분기엔 맏형 진의 솔로 활동이 이뤄지는 데다가 멤버들은 내년 6월이면 전원 전역하는데요. 빅히트 뮤직에 따르면 멤버들과 소속사는 완전체 활동에 대해 긴밀한 논의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시기와 활동 방식 등 구체적인 계획은 추후 전해질 예정이죠.

▲민희진 어도어 대표가 5월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어도어 임시주주총회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하이브 vs 민희진 공방, 더 치열해진다…뉴진스 전속계약 향방은

다만 하이브가 수 개의 레이블을 거느린 만큼, 해결해야 할 과제도 산더미(?)입니다.

가장 논란이 거센 곳은 단연 어도어입니다. 민희진 전 대표와 하이브 사이의 분쟁은 4월 경영권 탈취 의혹으로 시작돼 8월 민 전 대표의 해임으로 이어졌는데요. 동시에 김주영 하이브 최고인사책임자(CHRO)가 신임 대표로 선임되면서 갈등이 극에 달했습니다. 뉴진스 멤버들이 민 전 대표에 대한 지지 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히면서, 김주영 대표를 향한 팬덤과 대중의 따가운 눈길은 예상된 수순이었죠.

안타깝게도(?) 하이브와 민 전 대표의 갈등은 거세질 전망입니다. 민 전 대표는 20일 사내이사에서 사임하면서 물 밑에서 진행될 치열한 공방을 예고했는데요. 앞서 민 전 대표는 7월 박지원 전 대표이사를 포함한 하이브 경영진 다섯 명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한 바 있습니다. 김태호 대표 등 빌리프랩 경영진에 대해서도 명예훼손 등 혐의로 경찰에 고소, 50억 원 규모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함께 제기했죠. 어도어 사내이사 사임 발표 직전엔 서울중앙지방법원에 풋옵션 청구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하이브와 산하 레이블들 역시 민 전 대표에 대해 업무상 배임 혐의 고발과 손배소 등을 낸 상황이라 갈등은 내년까지 이어지게 됐는데요. 공방의 변수로는 그룹 뉴진스가 거론됩니다.

뉴진스는 13일 경영자 및 프로듀싱 책임자로 민 전 대표를 14일 내로 복귀시킬 것을 요구하며 관철되지 않으면 전속계약 해지를 추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 상황에서 민 전 대표가 회사를 떠나면서 상황은 더 복잡하게 꼬였죠. 민 전 대표의 복귀가 불가능해지면서, 일각에서는 뉴진스가 어도어를 상대로 전속계약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낼 가능성도 주목하고 있습니다.

(사진제공=빅히트 뮤직)

BTS 완전체 복귀엔 문제없을까…팬덤 봉합도 숙제

하이브의 구원투수로 언급되는 'BTS 완전체'에도 넘어야 할 산이 있습니다.

사회복무요원으로 복무 중인 멤버 슈가는 음주 상태로 전동 스쿠터를 몬 혐의로 약식 기소됐습니다.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서부지법 약식7단독 이유섭 판사는 그에게 9월 벌금 1500만 원의 약식 명령을 내렸죠.

슈가와 소속사는 재차 고개를 숙였지만, '음주운전' 자체에 대한 국민적 반감은 날로 깊어지고 있습니다. BTS 완전체 활동에 걸림돌이 없을 거라곤 장담할 수 없다는 건데요. BTS라는 이름값에 생채기를 낸 만큼 팬덤 내부에서도 슈가의 복귀를 놓고 갑론을박을 벌인 실정입니다. 하이브 사옥 앞에 슈가의 탈퇴를 촉구하는 트럭·화환 시위도 진행된 바 있죠.

여기에 민 전 대표와의 갈등 과정에서 음원 사재기가 언급된 판결문이 뒤늦게 주목받는 등 회사 안팎으로 아직은 잡음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상황인데요. 빅히트 뮤직은 신선정 제너럴 매니저(GM)를 새 대표이사로 선임하면서 조직 안정화에 힘쓸 계획입니다.

신 신임 대표는 2010년 하이브의 전신인 빅히트 엔터테인먼트에 입사해 BTS의 탄생과 초기 성장에 기여한 인물입니다. 특히 하이브 T&D(Training & Development) 사업실 실장과 GM을 역임하며 하이브의 각 레이블 특색에 맞춘 연습생 발탁, 교육 프로그램 개발·운영 등 신인 개발 시스템의 고도화를 주도했는데요. BTS 팬들 사이에선 멤버 지민의 '수호신'으로도 잘 알려져 있죠.

빅히트 뮤직은 실무 경험과 전문성을 지닌 신 대표의 선임으로 레이블 운영 체계 안정화와 고도화 및 신규 사업 확장에 나설 예정입니다.

이처럼 신 대표와 김 대표는 회사 안팎에 산적한 문제를 수습해야 한다는 숙제를 안고 대표직에 올랐는데요. 내년이면 '빅히트'라는 이름도 탄생 20주년을 맞는 만큼, 이들도 난관을 봉합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예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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