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26년 만에 최다 하락일 기록…外人 러시에 ‘비틀’

입력 2022-12-22 16:05수정 2022-12-22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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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이달 들어 12거래일 하락…1996년 이후 처음
12월에만 외국인 1조1871억 매도…개인 1조2550억 매수 ‘대조’
전문가 “원·달러 환율 1300원대 밑으로 떨어진 것도 영향”

이달 코스피 지수가 산타 랠리는 커녕 26년 만에 최다 거래일 하락 마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남은 연말에도 코스피 상승 모멘텀은 부재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반등을 기대하고 사들인 개미들의 쓴맛만 짙어지고 있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19%(27.78포인트) 상승한 2356.73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14일 이후 5거래일 만의 반등이다. 이달 들어 전날까지 코스피 지수는 15거래일 중 12거래일 동안 파란불을 켰다. 역대 12월 중(21일까지 기준) 1996년 이후 26년 만이다.

특히 지난 2~8일과 15~21일에는 5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최근 5년간 같은 기간(12월 1~21일) 코스피가 하락한 날을 살펴보면 △2021년(4거래일) △2020년(5거래일) △2019년(5거래일) △2018년(8거래일) △2017년(9거래일) 수준이다.

올해 12월 코스피가 유독 부진한 이유는 외인들의 매도세 전환에 따른 영향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이달 들어 외인들이 1조1871억 원어치를 팔아치우는 동안 개인들은 1조2550억 원을 사들이면서 코스피 수익률은 마이너스(-) 6.08%를 기록했다. 글로벌 중앙은행의 긴축 완화 기대감이 꺼지고, 중국 정부가 제로코로나 정책을 완화하면서 외국인 투자자들이 중국으로 몰려간 것이다.

한때 1400원에 육박했던 원·달러 환율이 최근 1300원 선 아래로 떨어진 점도 외국인들의 순매도세에 영향을 미쳤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이 1300원대 밑으로 내려가면서 환율 메리트가 줄었다”라며 “외국인은 경기에 민감한데, 장기적으로 이들이 매수세로 돌아서려면 글로벌 경기의 턴어라운드 기대가 커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개인들의 거래대금이 쪼그라들고 있는 점도 코스피를 끌어내리는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전날 코스피시장 거래대금은 4조9457억 원으로 1년 전 8조 원대와 비교해 반토막이 됐다. 2020년 12월 같은 기간에도 코스피 시장에서 외국인이 1조8175억 원을 팔아치웠지만, 개인들이 3조711억 원을 사들이면서 5.48% 수익률을 기록했다.

한편 외국인들의 순매도가 집중된 업종은 반도체다. 이달 들어 외국인들의 순매도 1위 종목에는 SK하이닉스(4634억 원), 2위는 삼성전자(2746억 원)가 이름을 올렸다. 코스피 전체 외국인 순매도 대금의 절반에 달하는 규모다. 국내 반도체 산업 불황이 커진 탓으로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반도체 전체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29% 넘게 감소한 11조2100억 원이다.

백길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메모리 반도체 가격 하락 폭은 기존보다 확대될 것으로 전망한다”라며 “연말 성수기 시즌임에도 불구하고 평년대비 낮은 메모리 반도체 수요로 인해 내년으로 넘어가는 재고도 예상보다 높은 수준일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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