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 신규고정금리 대출 비중 30% 육박 1년7개월만 최고, 잔액기준도 2년7개월만 증가세
은행 예금과 대출금리가 60bp(1bp=0.01%포인트) 전후로 급등해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예금금리는 4%, 대출금리는 5% 시대를 열었다.
금리상승에 가계 고정금리 대출비중도 증가하는 모습이었다. 신규취급액 기준으로는 30%를 육박해 1년7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했고, 잔액기준으로도 2년7개월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29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2년 10월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 자료에 따르면 10월중 신규취급액 기준 예금은행의 저축성수신금리는 전월대비 63bp 상승한 4.01%를 기록했다. 이는 1998년 1월(+389bp) 이후 최대 상승폭이며,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1월(4.16%) 이래 최고치다.
특히, 순수저축성예금 중에서는 1년만기 정기예금금리가 66bp 상승한 4.49%를 보였고, 양도성예금증서(CD)(+73bp)와 금융채(+68bp) 상승에 시장형금융상품도 78bp 오른 4.27%를 나타냈다.
대출평균금리는 55bp 오른 5.26%를 기록했다. 이 또한 1998년 1월(+243bp) 이후 최대 상승폭이며, 2012년 7월(5.45%) 이후 최고치다.
가계대출금리는 19bp 오른 5.34%를 보였다. 주택담보대출이 3bp 오른 4.82%를 기록한 반면, 일반신용대출은 60bp 상승한 7.22%를 기록했다.
이는 한은이 10월12일 빅스텝(50bp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한데다, 레고랜드 디폴트 사태 이후 자금시장 불안에 따라 시장금리가 상승한 때문이다. 실제 신규취급액기준 코픽스(COFIX) 금리는 58bp 오른 3.98%를, CD91일물 금리는 68bp 상승한 3.69%를, AAA등급 은행채 5년물 금리는 58bp 상승해 5.08%를 보였다.
여기에 은행들이 유동성 규제비율 충족을 위해 수신확대 노력을 한데다, 회사채 시장 위축으로 대기업을 중심으로 은행대출 수요가 증가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다만, 예금금리보다 대출금리 오름폭이 상대적으로 적었던 것은 가계대출에서 상대적으로 금리가 낮은 안심전환대출(3.7~4.0%)이 취급된데다, 일부 은행의 가산금리 인하, 금리가 상대적으로 낮은 신잔액기준 코픽스 연동대출 취급증가가 있었고, 신용대출에서 고신용차주 대출이 줄었던 때문이다.
가계 고정금리대출 비중은 신규취급액 기준 29.0%를 기록했다. 이는 2021년 3월(29.3%) 이후 1년7개월만에 최고치다. 잔액기준으로는 0.6%포인트 상승한 22.1%를 보였다. 이는 2020년 3월(+0.2%p) 이후 2년7개월만에 증가세로 돌아선 것이다.
잔액기준 총 수신금리와 총 대출금리는 각각 26bp씩 상승한 1.92%와 4.38%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은행의 대표적 수익성 지표인 예대금리차는 전월과 같은 2.46%포인트를 이어갔다.
상호저축은행 1년만기 정기예금금리가 145bp 급등한 5.22%를, 일반대출금리가 27bp 상승한 11.31%를 기록하는 등 2금융권 예금 및 대출 금리도 모두 올랐다.
박창현 한은 금융통계팀장은 “최근 금융당국이 은행 수신금리 인상 자제를 요청했다. 11월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이나, 주요국과 국내 통화정책 등 그 외에도 여러 복합적 요인들이 있어 어떻게 영향을 미칠지는 현 단계에서 단정적으로 말하긴 어렵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