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② 한은 정책, 물가·연준에서 경기·금융안정으로 방향전환

입력 2022-11-24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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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도조절론 동참…스태그플레이션 우려에 대해서는 이구동성 “NO”
가계·기업 등 민간부채 디레버리징과 필요시 추경 등도 고려해야

(한국은행)

한국은행이 사상 처음 6회 연속 기준금리 인상에 나선 가운데 금리인상의 끝이 보인다는 전망이 나왔다. 그간 한은이 높은 인플레와 미국 연준(Fed)의 공격적 금리인상에 초점을 맞췄다면, 이제부턴 경기와 금융안정으로 방향을 전환할 것으로 내다봤다.

잠재성장률을 밑도는 1%대 경제성장과 함께 물가가 상승하는 소위 스태그플레이션 우려에 대해서는 이구동성으로 “노(No)”라고 평가했다. 다만, 고금리 상황 속에서 잠재성장률을 밑도는 성장세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가계와 기업 등 민간부채를 연착륙시키고, 필요할 경우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을 통한 경기부양책도 필요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 최종금리 3.5% 전후 = 이창용 한은 총재는 금융통화위원회가 보는 최종금리 수준을 내년 1분기까지 3.5% 전후라고 밝혔다. 경우에 따라서는 3.75%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내년 1분기 기준금리 결정 금통위가 1월과 2월 단 두 번 뿐이라는 점에서 향후 금리인상 보폭은 베이비스텝(25bp 기준금리 인상)임을 밝힌 셈이다.

통화정책 결정의 무게중심도 물가와 연준에서 경기와 금융안정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점도 시사했다. 이 총재는 “(한은의 통화정책이) 연준과의 금리격차에 기계적으로 따라가는 것은 아니다”며 “국내상황이 가장 중요한 요인”이라고 말했다. 또 “레고랜드 사태 이후 당국의 안정화 정책으로 회사채 시장은 전반적으로 많이 안정됐지만 부동산과 관련된 ABCP(자산유동화 기업어음)시장 불안은 여전하다”며 “한은이 할 수 있는 역할을 할 것이다. 다만, 금리인상 기조와 상충되지 않도록 미시적 대응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김명실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단기자금 시장 불안에 대한 한은의 불편함을 표명한 것이다. 결국 이번 통화정책 속도조절과 연관성이 높다고 판단한다”며 “향후 연준의 고강도 긴축과 한미간 금리차, 환율 불안정 등 대외 불안요인이 존재할 수 있으나, 국내 상황을 고려할 때 추가 인상에 대한 신중한 접근이 예상된다”고 해석했다.

(한국은행, 통계청)
◇ 성장률 하향조정의 대부분은 대외요인 = 1%대 성장률과 고물가가 맞물리면서 일각에서는 스태그플레이션을 우려하고 있는 중이다. 다만, 이 총재와 전문가들은 이구동성으로 그렇지 않다고 진단했다.

이 총재는 “내년 성장률을 2.1%에서 1.7%로 낮춰 잡은 대부분의 원인은 대외 주요국 성장률이 낮아지는 등 대외요인으로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며 “성장률은 내년 하반기 중 반등할 것으로 보이고 물가도 점차 안정세를 찾을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스태그플레이션이라는 평가는 과도하다”고 설명했다.

박성욱 한국금융연구원 거시경제연구실 선임연구위원도 “잠재성장률보다 낮은 것은 맞지만 그 격차가 크지 않다. 글로벌 여건에 비해서는 선방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고금리가 지속되면서 민간부채를 줄이고 취약계층에 대한 지원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봤다. 박성욱 선임연구위원은 “높은 금리수준이 오래가면 결국 부채 부실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가계와 기업 등 민간부채를 어떻게 디레버리징할 것인가가 문제가 될 것이다. 풀어내야 할 과제”라고 말했다.

필요에 따라서는 추경 등 부양책이 필요하다는 조언도 있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경제성장률이 떨어진다면 정부가 추경도 생각해봐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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