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에만 ‘5조원’ 순매도한 외국인…‘셀코리아’ 언제까지

입력 2022-06-22 16:00수정 2022-06-22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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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ㆍ코스닥, 이틀 만에 또 연저점 경신…코스피만 312개 종목 신저가

(조현욱 기자 gusdnr8863@)

외국인들의 ‘팔자’ 행렬이 끝없이 이어지고 있다. 그동안 외국인이 떠난 자리를 개인투자자가 떠받치며 시장을 지탱해 왔지만, 계속되는 외인의 물량 던지기에 결국 브레이크가 풀렸다.

22일 코스피 지수는 이틀 만에 연중 최저점을 다시 갈아치웠다. 이날 코스피는 전일 대비 66.12포인트(2.74%) 하락한 2342.81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 지수도 31.34포인트(4.03%) 하락하며 올해 들어 가장 낮은 수치(746.96)를 나타냈다.

시가총액 1위 삼성전자는 5만7600원까지 내려가며 또다시 신저가를 기록했다. LG전자, 카카오, 네이버, SK케미칼, 아모레퍼시픽 등 유가증권 시장에서만 312개 종목이 신저가를 경신했다.

지수를 끌어내린 건 외국인이었다. 이날 외국인은 유가증권 시장에서 3205억 원어치 순매도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자는 이달 들어 5조160억 원어치 순매도했다. 아직 6월이 6거래일 정도 남아있는 점을 고려하면, 외국인이 가장 많이 팔았던 올해 3월(5조1170억 원)을 뛰어넘을 가능성도 크다.

외국인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하락세가 본격화한 3월과 4월(4조9430억 원)의 집중적으로 국내 주식을 팔았다. 이어 5월에는 1280억 원어치 순매수하며 매도세가 확연히 약해진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6월 들어 다시 팔자 행렬을 이어가면서 지수를 끌어내리고 있다.

외국인은 연일 강세를 이어가는 달러화 국면에 순매도를 확대하고 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3.7원 오른 1297.3원에 마감하며 이틀 전 최고치 기록(1292.4원)을 갈아치웠다. 2009년 이후 13년 만에 최고치다. 세계 주요국 중앙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여파로 경기침체 우려가 커지자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높아진 탓이다. 달러 강세는 국내 시장에서의 외국인 이탈을 부추겼다.

국내 증시는 21일(현지시간) 반발 매수세로 상승 마감한 미국 증시의 영향을 받아 견조한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됐지만, 그 반대였다. 하루 휴장했던 미국 시장은 낙폭 과대에 따른 저가 매수세가 강하게 유입되며 3대 지수 모두 2% 이상 상승했다.

그러나 이는 추세적인 반등보다는 베어마켓 랠리(하강장에서 잠시 나타나는 상승세)의 일부 정도로 봐야 한다는 시각이 나온다. 과거 베어마켓 랠리를 보면 저점과 고점 사이에서 10~20% 이상의 반등 구간이 여러 번 반복됐다는 점에서 기술적으로 직전 고점을 상회하는 상승이 아닌 이상 큰 의미를 주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한층 짙어진 인플레이션 공포와 경기침체 경고는 베어마켓 진입을 부추긴다. 골드만삭스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6월에 이어 7월에도 ‘자이언트스텝’(0.75%포인트 기준금리 인상)을 밟고, 9월에는 ‘빅스텝’(0.5%포인트)에 나설 것으로 예상했다.

아울러 골드만삭스는 미국 경제가 내년 경기침체에 들어설 가능성을 30%로 기존의 15%에서 상향했다. 전날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도 미국의 내년 경기침체 가능성을 40%로 올린 바 있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국내 증시에서 현금을 뺄 이유가 아직 충분한 것이다.

박광남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의 추가 상승과 6월 FOMC에서 연준이 급작스러운 가이던스 변경 등으로 시장 참여자들의 시장에 대한 신뢰도가 매우 낮아졌다”라며 “시장의 신뢰 회복이라는 선결 조건이 충족돼야 추세적인 반등의 시작이 이뤄질 수 있다”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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