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인상 속 미국 주택 가격 첫 40만 달러 돌파...저소득층 타격

입력 2022-06-22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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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주택 중위가격 40만7600달러 기록
집값·모기지 금리 상승에 판매는 넉 달째 감소
특히 최저가 주택 판매 급감, 고가 주택은 유지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의 한 주택 앞에 판매 공고가 붙어있다. 올랜도/AP뉴시스
미국 주택 평균 가격이 사상 처음으로 40만 달러(약 5억1860만 원)를 돌파했다. 주택 가격과 주택담보대출(모기지) 금리가 동반 상승하자 부담을 느낀 저소득층을 중심으로 주택 구매 활동이 줄어들기 시작했다.

21일(현지시간) CBS뉴스에 따르면 전미 부동산중개인협회(NAR)는 5월 기존주택 중위가격이 40만7600달러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전년 동기 대비 15% 상승한 것으로, 40만 달러를 넘어선 것은 1999년 집계를 시작한 이래 처음이다.

반면 기존주택 판매는 4개월 연속 감소했다. 로런스 윤 NAR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주택 판매는 2년간의 엄청난 실적을 기록한 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 대유행) 이전인 2019년 수준으로 후퇴했다”고 설명했다.

집값이 계속 오르는 상황에서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모기지 금리 상승으로 대출 부담까지 커지면서 주택 구매는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지난주 3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모기지) 금리는 5.78%까지 치솟아 2008년 11월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두 차례 연속 큰 폭으로 금리를 올린 데 이어 7월에도 다시 한번 추가 인상을 시사한 상태다. NAR는 30년물 모기지 금리가 6%까지 갈 수 있다고 전망한다.

특히 경기 불황 속에 집값이 오르자 빈부격차도 커지는 모양새다. 5월 최저가 주택의 판매가격이 가장 큰 폭으로 내린 것으로 나타났는데, 주택 가격 인상이 저소득층에 미치는 영향이 제일 컸기 때문이다. 코메리카뱅크의 빌 애덤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고가 주택 판매는 유지되고 있지만, 50만 달러 미만의 주택 판매는 줄고 있다”고 말했다.

증시 불안이 주택 시장 냉각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블룸버그통신은 전문가를 인용해 시애틀처럼 주식 기반 보상이 전체 수입에서 큰 부분을 차지하는 기술 직군이 대거 밀집된 도시에선 주가 하락으로 인한 피해로 주택 구매 활동이 줄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 3대 주택건설업체 르나의 릭 베크위트 최고경영자(CEO)도 최근 콘퍼런스 콜에서 주가 하락이 주택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그는 “시애틀 주변 높은 가격의 인기 있는 주택들의 판매가 5월과 6월 많이 감소했다”며 “계속된 가격 상승으로 인해 주택 가격이 지나치게 높게 책정됐다는 인식과 함께 증시 조정이 노동자의 급여 계획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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