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企 절반 "월 단위 연장근로제 도입해달라"...정부, 주 52시간제 손질 '촉각'

입력 2022-05-18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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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 인천 남동구의 한 중소기업에서 경영 및 근로환경 개선 현장을 방문해 프레스 기계 시연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중소기업계가 주 52시간제 개선에 대한 목소리를 키우고 있다. 업계는 올해 말까지 한시적으로 운영되는 추가연장근로제가 종료되면 중소사업장의 인력난과 이로 인한 경영난이 극심해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정부가 업계의 이같은 현실을 반영해 월 단위 연장근로제 등 보완책을 마련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중기 10곳 중 4곳 "주 52시간제 시행 어려워"

18일 중소기업중앙회에 따르면 지난달 20∼27일 중소 제조업체 555곳을 대상으로 시행한 '중소제조업 주 52시간제 시행 실태 및 제도 개선 의견조사'에서 응답 기업 42.4%가 주52시간제 시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답했다. 규모 30∼49인, 50∼299인 기업은 절반 이상이 같은 반응을 보였다.

시행이 어려운 이유에선 구인난(39.6%)이 차지하는 비중이 컸다. 사전 주문 예측이 어려워 유연근무제 활용이 어렵고(32.3%), 추가 채용에 따른 인건비 부담(20.0%)도 뒤를 이었다.

기업들은 △탄력근로 등 유연근무제 도입(23.4%) △8시간 추가연장근로제 활용(22.6%) △추가인력 채용(22.1%) 등을 주 52시간제 대응 방안으로 지목했다. 그러나 10곳 중 2곳은 '마땅한 대책이 없어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20.9%)도 답했다.

"주 52시간제 경직성 개선 시급"...정부 "큰 틀 유지하고 유연성 보완해야"

업계는 주 52시간제의 개선을 줄곧 호소해 왔다. 중소기업은 대기업에 정해진 기간 안에 납품을 해야하는 경우가 많고, 특정한 시기에 업무량이 집중적으로 몰릴 수 있는데 주 52시간제의 경직성이 이같은 경영 활동을 가로막는다는 지적이 많았다. 특히 주 52시간제로 근로시간이 단축돼 인력을 더 뽑아야 하지만 청년층 인력이 부족해 경영난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호소가 잇따랐다.

윤 대통령은 업계의 이같은 현실을 반영해 대선후보 시절 주 52시간제 개선을 노동규제 개혁 공약으로 내걸었다. 윤 대통령은 사업주·근로자가 합의하면 연장근로 및 탄력근로의 단위 기간을 월 단위 이상으로 확대해 총 근로시간은 유지하면서 작업량 변동은 유연하게 하겠다고 약속했다.

업계는 월 단위 연장근로제 도입, 8시간 추가연장근로제 확대 등을 촉구하고 있다. 이번 조사에서도 주 52시간제 운영의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 △연장근로 한도 월 단위 유연화(54.9%) △8시간 추가연장근로제 기한과 대상 확대(44.7%) △특별연장근로제 인가 기간 확대 및 사후인가 절차 완화(23.0%) 등이 필요하다고 봤다. 현재 5∼29인 기업(52.0%)의 절반 이상이 올해 말까지 한시적으로 운영되는 '8시간 추가연장근로제 활용'로 대응하고 있었다. 이 제도마저 중단되면 영세 사업장의 경영난이 가중될 것으로 중기중앙회는 우려했다.

정부는 주 52시간제의 큰 골격은 유지하되 유연성을 개선하는 방향으로 제도를 보완해나갈 가능성이 크다. 앞서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은 최근 열린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주52시간제) 기본 틀을 건드리는 건 맞지 않다"며 "주 52시간제 근간은 유지하되 탄력 근로시간제, 재량근로시간제 등 유연화할 수 있는 부분은 특성에 맞게 적용할 수 있도록 제도적 보완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태희 중기중앙회 스마트일자리본부장은 "노사가 모두 원할 경우 연장근로를 더 유연하게 규정할 수 있도록 월 단위 연장근로제 도입, 8시간 추가연장근로제 확대 등의 제도적 보완책이 하루빨리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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