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긴축에 중국 자본유출 가속…글로벌 시장 요동

입력 2022-04-27 14:29수정 2022-04-27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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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중국 주식·채권 시장서 자금 이탈 늘어
중국, 2015~17년 이후 가장 심각한 유출 직면
위안화 가치, 일주일 새 2% 하락
뉴욕증시도 혼란, 나스닥 이달 12% 이상 급락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019년 1월 14일 사울리 니니스퇴 핀란드 대통령을 맞고 있다. 베이징/AP뉴시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정책에 중국 자본유출이 가속하면서 글로벌 시장이 요동치기 시작했다. 특히 연준과 달리 줄곧 완화적 통화정책을 펼쳤던 중국 정부 내부에서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면서 불안감은 커지고 있다.

27일 홍콩 영자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미 연준이 인플레이션에 대응하기 위해 기준금리를 인상하는 상황에서 최근 두 달간 외국인 투자자들이 중국 주식과 채권시장에서 빠르게 이탈하고 있다.

연초 3600선에서 거래되던 중국증시 상하이종합지수는 현재 2800선까지 하락했으며 중국 국채 10년물 국채 금리는 1월 2.694%로 저점을 기록한 후 지금은 2.85%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채권 금리는 가격에 반비례하는데, 투자자들이 국채에서 손을 떼면서 가격이 내렸다.

거듭되는 자금유출에 위안화도 강한 평가절하 압박을 받고 있다. 달러·위안 환율은 연초 6.36위안에서 현재 6.56위안으로 올랐다. 특히 지난 한 주간 중국 역내 시장에서 위안화 가치는 2% 가까이 내린 것으로 집계됐다.

미국 증시도 전날 인플레이션과 그에 따른 연준 긴축의 가속화 불안, 중국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공포 등 온갖 악재에 급락했다. 다우지수와 S&P500지수는 각각 2.38%, 2.81% 하락했고 나스닥지수는 3.95% 떨어졌다. 특히 나스닥지수는 이달에만 12% 이상 하락하며 52주 신저가를 경신했다.

경기둔화 우려가 커지자 중국 정부가 나서 시장과 산업에 지원을 약속한 상태지만, 전례 없는 자본유출에 당국자들도 놀라는 눈치다. 지난주 주광야오 전 재정부 부부장은 한 경제포럼에서 “현재 미국 통화정책 조정은 규모와 속도 면에서 분명히 전례 없는 일”이라며 “우리가 현재 직면한 가장 큰 압박”이라고 말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도 보아오포럼에서 연준을 겨냥해 “일부 국가에서 비롯한 정책 조정이 부정적 파급을 일으키지 않게 해야 할 것”이라며 경계했다.

중국 정부가 경기 둔화에도 사실상 기준금리인 대출우대금리(LPR)를 석 달째 동결한 것 역시 현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는 게 시장 중론이다. 앞서 시장에선 인민은행이 경기 회복을 위해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펼치면서 LPR를 인하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인민은행은 4월 LPR를 3.7%로 유지했다. 연준이 금리를 계속 올릴 계획인 터라 인민은행이 LPR를 내린다면 금리 차가 더 줄면서 중국 자본시장의 메리트가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당국이 금리 인하 대신 다른 방식으로 지원책을 펼칠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중국이 지금과 같은 심각한 자본유출을 마지막으로 겪은 것은 2015~2017년 사이다. 당시 정부는 엄격한 자본 통제와 외환보유액의 4분의 1을 방출하는 등의 극약처방으로 문제를 해결했다. 실제로 인민은행은 내달 15일부터 시중은행의 외환보유액 설정 기준을 1%포인트 낮추는 외화 지급준비율 인하를 단행하기로 하면서 환율 하락 대응에 나선 상태다.

여전히 전문가들은 연준이 어떤 행보를 보이든 중국 경제에 막대한 손실을 입힐 수 있다고 경고한다. 내달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선 50bp(1bp=0.01%p) 인상까지 점쳐지고 있고, 중국은 엄격한 제로 코로나 정책으로 경제성장률 전망이 갈수록 어두워지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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