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인 팔자 어디까지…시총 비율 역대 최저, 코스피 2700선 붕괴

입력 2022-04-07 15:52수정 2022-04-07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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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증시 외인 시총 비율 27.83%, 2013년 이후 최저
3월 이후 삼전·LG엔솔·SK하닉 3조4600억 원 순매도
미 연준 3월 FOMC 의사록서 5월 '빅스텝' 가능성 시사 여파
"평균 회귀 환율 특성상 하락 가능성, 재차 유입 될수도"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지난해 11월 30일(현지시간) 상원 은행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발언을 준비하고 있다. 워싱턴D.C./AP뉴시스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의 ‘셀 코리아’가 이어지고 있다. 3월부터 약 5조3000억 원어치를 쏟아내면서 외인의 시가총액 비중은 역대 최저치로 쪼그라들었다. 코스피 지수는 개인의 거센 매수세에도 불구하고 2700선이 붕괴됐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5월 ‘빅스텝’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이자 부담이 커진 외인이 발을 뺀 모양새다.

7일 코스피 지수는 전날 대비 39.17포인트(1.43%) 내린 2695.86에 거래를 마쳤다. 장 중 2693.54까지 떨어지면서 2700선이 붕괴된 후 소폭 올랐다.

외인이 7725억 원어치를 쏟아내며 5202억 원을 순매도한 기관과 함께 지수를 끌어내렸다. 개인이 1조2829억 원을 사들이면서 버텼으나 역부족이었다.

외인은 이달 들어 ‘팔자’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 4조5200억 원어치를 팔아치운 데 이어 이달 4거래일간 7760억 원어치를 팔아치웠다. 1월 3조5600억 원 순매도에서 2월 4800억 원 순매수로 기조가 바뀌는 듯했으나 재차 매도세가 거세지는 모습이다. 올해 들어 지난 6일까지 외인은 국내 주식시장에서 8조3700억 원을 순매도했다.

외인의 국내 증시(코스피·코스닥·코넥스) 지분율도 역대 최저로 떨어졌다. 전체 시가총액 대비 비중이 6일 기준 27.83%를 기록, 2013년 코넥스 출범 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국내 증시 전체 시총 2568조 원 중 외인이 714조 원을 보유했다. 코스피200의 외인 지분율도 32.94%로 2016년 이후 최저치다.

▲올해 3월 이후 외국인 투자자들의 국내 증시 순매도 상위 종목 현황 (출처=한국거래소)

시총 상위 종목들에선 외인의 ‘발빼기’가 이어졌다. 3월 들어 외인은 시총 1~3위 삼성전자와 LG에너지솔루션, SK하이닉스를 총 약 3조4600억 원어치를 팔아치웠다. 순매도 규모는 각각 삼성전자 2조2745억 원, LG에너지솔루션 6722억 원, SK하이닉스 5155억 원 수준이다. 삼성SDI도 3176억 원을 순매도했고, 우크라이나 사태발 공급망 불안 리스크가 커진 현대차(-2322억)와 기아(-2134억)도 장바구니에서 대거 탈락했다.

미 연준의 5월 ‘빅스텝’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 외인 매도세의 요인으로 풀이된다.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서 연준위원들은 한 번에 기준금리를 0.5%p 올리는 빅스텝과 월 950억 달러(약 116조 원) 수준의 양적긴축을 시사했다. 이 경우 금리 인상 전 제로금리로 돈을 빌려 투자해온 외인의 이자부담이 커지게 된다.

원화약세도 외인 수급 부담을 키울 전망이다. 원·달러 환율이 더 오르면 투자 자금 가치가 낮아진 외인의 기대 수익도 감소하기 때문이다. 환율은 최근 1240원까지 치솟았다가 1220원대를 기록 중이다.

다만 외인이 ‘사자’ 행보로 전환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최근 환율 수준이 역사적으로 이례적인 만큼 하락할 가능성이 있어 다시 외인의 유입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손주섭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환율은 경제의 펀더멘털적 변화가 발생하지 않는다면 장기적으로는 평균으로 회귀하는 특성을 가진다”며 “글로벌 증시 불확실성 완화 및 환율하락에 따라 외국인 자금 유입이 발생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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