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침공] 중국, ‘진퇴양난’ 러시아 돕고 싶어도 한계

입력 2022-03-02 16:26수정 2022-03-02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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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산 에너지·농산물 구매 확대, 효력 발휘까지 최소 수년
시진핑 3연임 결정 ‘당 대회’ 앞두고 체제 안정도 절실

▲시진핑(오른쪽) 중국 국가주석이 2월 4일(현지시간) 베이징을 방문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베이징/AP뉴시스
중국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진퇴양난’에 빠지게 됐다. 미국과의 경쟁 관계를 의식해 당장 지원에 나서고 있지만, 곧 한계에 부딪히게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은 러시아에 대한 서구 제재에 강력히 반대하면서 최근 러시아산 에너지 관련 제품과 농산물 구매를 늘리는 조치를 취하고 있지만, 이러한 조치가 실질적 효과를 거두기까지는 수년이 걸릴 것이라고 분석했다. 유럽이 에너지와 농산물 분야까지로 제재를 확대할 경우 러시아가 잃게 되는 기존 수출량에 비해 중국이 확대하려는 수입 물량이 턱없이 적기 때문이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달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방중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만나 1175억 달러(약 120조4800억 원) 규모의 석유·천연가스 거래를 발표했다. 이 자리에서 두 정상은 공동 성명을 내고 미국 주도의 세계질서에 맞서 “양국 우호는 한계가 없으며 협력하지 못할 분야가 없다”고 선언했다.

양국 정상이 약속한 에너지 거래에는 중국석유천연가스공사(CNPC)가 1억 톤의 원유를 러시아 최대 석유 회사 로스네프트로부터 구매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는데 당장 발효하더라도 구매는 10년에 걸쳐 진행되기 때문에 러시아가 이 거래로 쥘 수 있는 돈은 몇 년간 많지 않을 전망이다. 매년 100억 ㎥의 천연가스를 중국이 수입한다는 계약 역시 2026년 완공 예정인 새 파이프라인 가동 전까지는 이행될 수 없어서 러시아를 곧바로 지원하는 방안이 되지 못한다.

원자재 외에도 중국이 반도체나 소프트웨어 측면에서 러시아를 지원할 가능성도 거론되지만, 이 역시도 큰 도움이 되지 못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중국 반도체 회사들이 첨단 반도체를 대량생산하는 대만 TSMC와 같은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의 선임 연구원 제프리 쇼트는 “중국과 러시아의 관계가 깊어지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관련 조치가 많이 늘어나는 것은 아니다”라며 “러시아가 중국에 수출하기로 한 천연가스량은 가즈프롬이 유럽 전역에 공급하는 양의 10%도 안 된다”고 지적했다.

여기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3연임을 결정짓는 올가을 당 대회를 앞두고 체제 안정이 절실한 상황이라는 점도 러시아로서는 중국의 대대적인 지원사격을 기대할 수 없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WSJ는 3연임을 앞두고 시 주석이 서방과의 추가 대결을 촉발하고 중국 경제에 추가적인 압박을 가할 수 있는 일련의 모든 일을 경계할 것으로 전망했다. 실제로 시 주석은 지난달 25일 푸틴 대통령과의 전화 통화에서 “중국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협상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지지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사실상 중국이 전쟁을 지지하는 것을 주저하는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한편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교장관은 이날 왕이 중국 외교부장과 통화하고 러시아의 침공을 막기 위해 중국이 러시아와의 관계를 활용해줄 것을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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