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전쟁] 난민도 백인 아니면 못 들어와?…때아닌 민족주의·인종차별 부상

입력 2022-03-02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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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피난민 “국경수비대가 버스나 기차 못 타게 해”
우크라이나 내무부 “오해, 여성과 아이 먼저 보내려던 것”
폴란드선 민족주의자들이 모여 피난민 입국 반대하기도

▲외국인 피난민들이 1일(현지시간) 폴란드로 가기 위해 우크라이나 국경에서 대기하고 있다. 모스티스카/로이터연합뉴스
우크라이나 사태가 격화하면서 때아닌 민족주의와 인종차별 문제가 부상하고 있다.

1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우크라이나로부터 탈출하려는 피난 행렬에서 아프리카 출신 유학생 등 외국인들이 차별을 받았다는 증언들이 나왔다.

나이지리아 출신의 의사는 “우크라이나 국경 수비대가 우리를 폴란드로 넘어가지 못하게 했다”며 “그들은 막대기로 사람들을 때리고 대기 줄 끝으로 보냈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아프리카 출신 피난민은 “리비우에서 기차를 타려고 했지만, 우크라이나인만 탑승할 수 있다는 말을 들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영국 BBC방송은 이처럼 우크라이나 국경 수비대가 아프리카인들의 버스·기차 탑승을 막았다는 수많은 제보가 있었다고 보도했다.

소식이 전해지자 아프리카 연합은 “아프리카인들이 용납하기 어려운 대우를 받았다는 소식은 충격적”이라며 “인종차별적 행위이자 국제법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안톤 게라셴코 우크라이나 내무장관 보좌관은 오해라며 관련 의혹을 일축했다. 게라셴코 보좌관은 “여성과 어린이를 먼저 보내려는 것이었다”며 “외국인 남성은 이들이 탈출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모든 외국인을 차질 없이 보낼 것”이라며 “흑인도 마찬가지”라고 덧붙였다.

폴란드에선 민족주의자 수십 명이 자국으로 넘어오는 아프리카와 중동 난민을 공격하려 해 경찰이 저지하는 일도 발생했다. 이들은 우크라이나에서 난민들이 폴란드 프세미시우 기차역을 통해 입국하려 하자 “너희 나라로 돌아가라”는 등의 반이민 구호를 외치며 접근한 것으로 전해졌다.

우크라이나에서 폴란드로 넘어온 이집트 출신의 한 유학생은 “시민들은 내가 음식을 사기 위해 어떤 장소에 들어가는 것을 허락하지 않았다”며 “우리에게 다가와 조국으로 돌아가라고 외쳤다”고 설명했다.

상황이 악화하자 무함마두 부하리 나이지리아 대통령까지 나섰다. 부하리 대통령은 자신의 트위터에 “어느 탈출 그룹은 폴란드에서 입국을 반복적으로 거부당해 우크라이나로 돌아가 다시 헝가리로 향했다”며 “분쟁 상황에서 탈출한 모든 사람은 유엔 협약에 따라 피부색과 상관없이 안전에 관해 동일한 권리를 가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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