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사 “연간 기준으로 보면 작년과 비슷”
이동통신 3사의 5세대(G) 이동통신 관련 망 투자 규모가 점차 줄어드는 게 아니냔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5G를 비롯한 망 품질이 해결되지 않으면서 네트워크 투자에 대한 요구가 커질 것이란 예측도 나온다. 이에 대해 이동통신 3사는 연간 기준으로 보면 지난해와 투자 규모가 크게 차이 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15일 이동통신업계에서는 올해 3분기 3사 합산 영업이익이 1조 원을 또다시 넘겼지만 설비투자(CAPEX) 규모는 소폭 줄어드는 분위기가 포착됐다. SK텔레콤(SKT)의 올 3분기 누적 CAPEX 규모는 무선 기준 1조1539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1.5% 감소했다. 같은 기간 KT는 누적 기준 17.9% 줄어든 1조4648억 원, LG유플러스는 8.4% 감소한 1조4638억 원을 각각 CAPEX에 투입했다.
이동통신사의 CAPEX 규모가 줄면서 기지국 수도 좀처럼 늘지 않고 있다. 지난 국정감사에서 다룬 통신사별 무선국 현황만 봐도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5G 기지국 수는 총 17만5577대로 지난해 말보다 약 3만5000대 정도만 늘어난 수준이었다. 28㎓ 5G 기지국의 경우 8월 말 기준 161대에 불과하다.
이동통신사의 CAPEX는 기지국과 기간망(백본) 등을 설비하는 망 투자다. 특히 5G의 경우 도입 초기인 만큼 CAPEX 규모가 곧 망 품질을 결정하는 지표로 해석된다. 전파의 직진성이 강하고, 도달 거리가 짧은 5G는 기지국을 4G(LTE) 대비 많이 설치해야 한다. 앞선 세대 이동통신만큼의 품질을 누리기 위해선 더 많은 CAPEX가 필요하단 계산이 나온다.
5G 단독모드(SA)를 적극적으로 도입하기 위해서라도 망 투자가 필연적이란 분석도 있다. SA 방식을 사용하려면 이미 전국을 커버하고 있는 LTE 기지국과 혼용하는 대신 5G 네트워크 장비만 이용해야 하므로 5G 무선국을 더욱 늘려야 한단 것이다. 현재 이동통신 3사 중 SA 서비스를 개시한 곳은 KT 한 곳이다.
이에 더해 최근 소송까지 벌어지며 5G 품질에 대한 이용자 문제 제기가 이어지는 데다, KT 유ㆍ무선 네트워크 장애까지 발생하며 망 투자 관련 압박이 거세질 것이란 전망이 업계 안팎에서 나온다. 김홍식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5G 품질 논란과 KT 사태를 계기로 정부와 정치권에서 네트워크 투자 압력이 높아지고 있다”며 “내년 통신사 CAPEX 증가 예상 전망치를 제시할 가능성이 크다”고 예측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동통신 3사는 올 연말까지 집행할 CAPEX 전체 규모가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일 것이라고 거듭 강조하고 있다. 김영진 KT 재무실장(전무)은 지난 9일 실적발표 이후 콘퍼런스콜에서 “CAPEX 관련해서는 코로나19와 반도체 공급 부족 등의 영향으로 집행이 일부 딜레이(연기)된 부분이 있다”며 “그러나 지난해 3분기와 발주 기준으로 비교하면 누적 금액은 비슷한 수준”이라고 말한 바 있다.
설비 과정 자체가 연간 기준으로 진행되는 만큼 4분기에 비용 집행이 몰리는 점을 고려해야 한단 것이다. SKT 관계자도 “지난해 5G 전국망을 빠르게 도입하기 위해 많이 투자한 부분이 있어 분기별로 보면 줄어들어 보이지만 4분기 투자액을 보면 연간으론 줄어들지 않았단 것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동통신 3사가 농어촌 5G 공동구축에 나선 만큼 투자 금액이 정해져 있단 설명도 나왔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농어촌 5G 공동 구축을 포함해 내년까지 5G 망을 구축할 계획으로 CAPEX 규모가 줄어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망 품질 자체를 높이기 위한 기술 개발도 진행하고 있다. 이날 SKT는 네트워크 관련 장비인 ‘클라우드-네이티브 기반 차세대 5G 코어’를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상용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SKT 관계자는 “기존 장비와 달리 클라우드 기반으로 효율성을 높이고 망 장애가 발생했을 때도 원인 파악과 조치가 신속하게 가능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