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횡보에 ‘따상’을 기다리는 투심…공모주펀드에 뭉칫돈

입력 2021-02-22 17:20수정 2021-02-22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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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27일 상장 첫날 ‘따상’(공모가의 2배로 시초가를 형성한 뒤 상한가)을 기록한 선진뷰티사이언스. 하지만 22일 현재 주가는 2만2900원까지 추락했다. ‘호시절은 끝났다’는 말처럼 공모주 시장의 현실을 상장적으로 보여준다.

지난해 SK바이오팜이나 카카오게임즈 등으로 ‘공모주가 안정적인 투자 수단’이라고 경험한 투자자들이 대거 몰린 데다 상장사들이 뜨거운 투자 열기를 놓칠세라 공모가를 높게 올려잡고 있기 때문이다.

개인 투자자들이 공모주 펀드에 뭉칫돈을 넣고 있다. 증시 변동성이 커진 상황에서 공모주 펀드의 안정적인 수익성이 두드러진 점도 자금 유입에 한몫했다. 투자 전문가들은 공모주펀드의 색깔과 성적이 천차만별이므로 옥석을 제대로 가려 투자에 나서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IPO 기대감에 공모주 펀드도 ‘들썩’ = 22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19일까지 공모주 펀드에 최근 한 달 동안 7923억 원이 들어왔다. 유입 속도도 빨라지고 있다. 최근 일주일 사이에만 1367억 원이 몰렸다. 국내 주식형 상장지수펀드(ETF·3460억 원) 다음으로 가장 많은 자금을 끌어모았다. SRI(사회책임투자)펀드(330억 원)나 녹색성장펀드(522억 원) 등 시장 주목도가 두드러진 펀드보다도 유입 규모가 컸다.

IPO ‘대어’들이 공모주 펀드 기대감도 높이고 있다. 올해 첫 IPO 대어인 SK바이오사이언스는 다음 달 4~5일 기관 수요예측일을 앞두고 있다. 작년 12월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한 SK IET도 빠르면 1~2분기 내 상장할 예정이다. 이 밖에도 LG에너지솔루션, 크래프톤 등 ‘대어’들이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

IPO 과열 조짐이 보이자 일부 공모주펀드는 일찌감치 신규 가입을 중단하기도 했다. 특정 펀드가 우선 배정받을 수 있는 공모주 물량이 한정된 상황에서 과도하게 신규 고객을 받는다면 기존 투자자의 수익률이 희석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에셋원공모주코넥스하이일드 2호 펀드는 지난 16일부터 판매중단(소프트 클로징)에 들어갔다. 앞서 에셋원공모주코스닥벤처기업펀드 등 같은 운용사의 다른 공모주 펀드도 이달 초부터 판매중단에 들어간 상태다.

김다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올해 상장 대기 중인 대형 종목들 대부분 성장주에 몰렸다”며 “대어급 종목들의 줄 이은 IPO가 예고되면서 시장 열기가 이어질 전망”이라고 관측했다.

◇전문가 “세부 운용 전략ㆍ의무보유 확약 등 확인해야”

올해는 달라진 청약 방식에 공모주 펀드 시장도 커질 전망이다. 균등 배분 방식을 도입하면서 소액 청약자들도 공모주를 배정받을 길이 열리면서다. 이에 증권가는 균등배정 청약 외에도 추가로 투자하거나 청약 절차에 대해 번거로움을 느끼는 투자자들 중심으로 공모주 펀드가 주목받을 것으로 관측했다.

아울러 전문가는 공모주펀드라고 해도 운용전략마다 수익률 편차가 큰 만큼 세부 내용을 반드시 확인하라고 조언했다. 일반적으로 공모주 펀드에서 주식 투자는 공모주에만 집중할 뿐 사실 포트폴리오 내 주식 비중은 낮은 편이다. 오히려 채권 또는 기타(유동성, 펀드 등)의 비중이 크다는 특성이 있다.

오광영 신영증권 연구원은 “공모주 시장이 치열해지다 보니 배정 물량이 감소하는 경우가 발생했다. 배당주, 밴드트레이딩, 블록딜 등 운용 방식을 추가한 펀드들이 다수 출시된 배경”이라며 “이처럼 기존 유통 주식에 투자하는 전략을 병행하는 경우라면, 순수하게 공모주 투자 전략만으로 운용되는 펀드보다는 변동성이 클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펀드별 운용 성과도 격차가 크다. 19일 기준 설정액 300억 원 이상 공모주펀드의 최근 1년 성과를 살펴보면, 최소 2.37%부터 최대 67.85%까지로 구간이 넓다. 최근 1년간 상위 수익률을 기록한 펀드에는 하나UBS코스닥벤처기업&공모주증권투자신탁[주식혼합-파생형]ClassC-F(67.85%), KTB코스닥벤처증권투자신탁[주식혼합]종류CW(53.90%) 등이 꼽힌다.

아울러 의무보유 확약 등 보유 리스트를 미리 살펴보는 것도 방법이다. 오 연구원은 “공모주 투자에 관심이 있는 투자자라면 공모주 청약제도 변화를 적극 활용하고 추가로 공모주 펀드도 검토해볼 것을 추천한다”며 “다만, 세부 운용전략에 따른 펀드별 성과 차이가 크므로 운용전략과 의무보유 확약 등에 따른 보유 리스트 등을 미리 살펴볼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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