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코로나19’에 엇갈린 G2 명암…중국, 미국 제치고 FDI 사상 첫 1위

입력 2021-01-25 13:08수정 2021-01-25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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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49% 급감…중국은 4% 증가
빠른 경제회복 중국에 다국적 기업 투자 몰려
아시아 비중, 전체의 3분의 1…역대 가장 높아
유럽은 가파르게 감소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세계 경제가 막대한 피해를 입었지만, 중국만큼은 그 혜택을 톡톡히 본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은 나 홀로 플러스 성장을 이어가면서 외국인 자금이 계속해서 유입, 미국을 제치고 사상 처음으로 외국인직접투자(FDI) 유치 부문 세계 1위에 등극했다고 2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 분석을 인용해 보도했다. .

자료에 따르면 그간 줄곧 2위에 머물던 중국의 FDI는 지난해 전년 대비 4% 증가한 1630억 달러(약 180조 원)를 기록했다. 부동의 1위였던 미국은 49% 급감한 1340억 달러에 그쳤다. 2016년 4720억 달러를 기록하며 정점에 섰던 미국 FDI는 4년 새 약 72% 줄었다.

UNCTAD는 “코로나19와 이에 따른 경제침체에 미국으로 유입되는 FDI가 크게 줄었다”며 “중국은 전염병 발생 직후 엄격한 봉쇄조치를 취했다. 이에 지난해 전 세계 대부분 국가의 국내총생산(GDP)이 감소했지만, 중국은 증가세를 유지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2022년까지 전 세계 FDI가 크게 반등할 것으로 예상하지 않는다”며 “완전한 회복까지는 험난한 길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과거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행정부는 중국에 머무는 미국 기업들을 대상으로 자국으로 돌아오면 혜택을 주는 ‘리쇼어링(본국 회귀)’ 정책을 추진했지만, 코로나19에 모든 노력이 물거품 됐다. 오히려 중국이 가장 먼저 경기 회복세를 보이자 허니웰과 아디다스 등 다국적 기업들이 투자를 계속 이어갔다.

월마트는 코로나19 진원지이자 중국 내 첫 번째 봉쇄 지역이었던 우한시에 향후 5년간 4억6000만 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스타벅스는 쿤산시에 로스팅 공장 설립 등을 위해 이미 1억5000만 달러를 투자 중이다. 상하이에서는 테슬라가 공장과 연구시설을 확장하고 있으며, 월트디즈니는 디즈니랜드 내 새로운 테마 지역을 건설하는 등 외국 기업의 중국 투자가 한창이다.

미국 웰슬리칼리지의 조셉 조이스 국제관계학·경제학과 교수는 “코로나19로 기업들이 글로벌 공급망과 해외시장 등 여러 방면에서 자사 경영 전략을 재검토하고 미래 투자를 재고하고 있다”며 “이에 외국인의 대미 투자가 급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뿐 아니라 아시아 전체적으로도 FDI는 증가하는 모습이다. 지난해 동아시아 지역은 전 세계 FDI의 3분의 1을 차지했는데, 이는 1980년대 통계 시작 이후 가장 큰 비중이다. 인도도 디지털 서비스 수요에 힘입어 FDI가 무려 13%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 유럽연합(EU) 회원국들의 FDI는 71% 급감했다. 독일이 61% 감소했다. 코로나19 피해가 유독 컸던 영국과 이탈리아는 신규 투자 유치를 거의 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WSJ는 “지난해 투자 지표는 오랫동안 미국이 지배하던 세계 경제의 중심이 중국으로 바뀌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중국이 세계 생산 현장에서의 입지를 굳히고, 무역 점유율을 확대하면서 이런 변화가 더 빨라지고 있다”고 풀이했다. 일례로 중국에서 활동하는 일본 기업을 대상으로 한 일본무역기구(JTO)의 지난해 9월 설문조사에서 ‘다른 나라로 생산기지를 이전하거나 이를 고려하고 있다’는 응답은 9.2%로, 5년 만에 최저 수준을 나타냈다. JTO의 딩커 연구원은 “단일 공급망에 대한 과도한 의존을 줄여야 한다”며 “그러나 기업들이 확인한 더 큰 위험은 중국시장을 잃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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