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심 '똘똘한 한채' 수요 영향…경기ㆍ인천 등은 낙찰가율 하락 '양극화 지속'
#. 지난달 20일 서울중앙지방법원 경매7계에서는 서울 동작구 상도동 ‘힐스테이트상도센트럴파크’ 103동 1105호 경매가 진행됐다. 이 물건 경매에는 7명이 참여했다. 최종 낙찰가는 14억3200만 원으로 감정가 13억2000만 원보다 1억1200만 원가량 높았다.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은 108% 수준이었다.
#. 같은 날 수원지방법원 안산지원 경매2계에선 경기 시흥시 월곶동 월곶2차유호엔플러스빌 102동 1001호에 대한 경매가 열렸다. 이 물건은 지난 2월 한 차례 유찰됐다. 이날 경매에는 단 한 명만 응찰했고, 해당 물건은 감정가 2억8100만 원보다 4302만 원 낮은 2억3798만 원에 최종 낙찰됐다. 낙찰가율은 84%에 그쳤다.
서울 아파트 경매시장이 ‘나홀로’ 호황을 누리고 있다. 경매 열기가 달아오르면서 감정가보다 훨씬 비싼 값에 낙찰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전국 경매시장이 다주택자 규제 강화와 코로나19 재확산 영향으로 꽁꽁 얼어붙은 것과는 딴판이다. 서울 아파트 거래에서 매물이 자취를 감추고 매매가격도 계속 오르자 경매시장에서도 ‘패닉 바잉’(공황 구매)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7일 법원경매 전문기업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평균 낙찰가율은 108.18%로 올해 들어 최고치를 기록했다. 서울 아파트 낙찰가율은 지난 5월 이후 줄곧 상승세다. 서울 아파트 경매시장 강세는 실거주와 투자 수요 모두 ‘똘똘한 한 채’를 찾아 몰린 영향 때문으로 보인다.
특히 실거주 목적의 10억 원 이하 중·저가 아파트에서 경매 투자 열기가 뜨겁다. 지난달 19일 경매 진행된 구로구 고척동 서울가든아파트는 감정가(4억3200만 원)보다 122% 높은 5억2900만 원에 은 새 주인을 찾았다. 이 경매 물건에는 10명이 달라붙어 치열한 경햡을 벌였다.
지난 7월 서울 아파트 경매 평균 응찰자 수는 8.89명으로 올해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평균 낙찰가율은 106.83%로 지난달보다 1.35%포인트(P) 낮았다.
오명원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각종 부동산 규제 대책에도 서울 집값은 잡힐 기미를 보이지 않고 시장엔 매물도 많지 않다 보니 경매 쪽으로 발길을 돌리는 수요가 많아졌다"며 "정부의 대출 규제와 코로나19에 따른 법원 휴정 기간 등을 감안하면 서울 아파트 경매 열기가 얼마나 뜨거운 지 짐작할 만하다"고 말했다.
반면 서울을 제외한 지역의 아파트 경매시장은 냉랭하다. 지난달 경기지역 아파트 평균 낙찰가율은 97.35%로 지난 6월 이후 줄곧 하락세다. 인천 아파트 평균 낙찰가율 역시 두 달 연속 하락했다. 지난 3월 104.81%를 기록한 이후 지난 6월 102.25%, 7월 96.58% 등으로 100% 밑에 머물렀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장(경인여대 교수)는 "수도권 대부분이 부동산 규제지역으로 묶인 상황에선 '이왕이면 서울 아파트를 잡자'는 수요가 많아질 수밖에 없다"며 "서울과 그외 지역 간 아파트 경매시장 양극화는 앞으로 더 심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