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준, 대형은행 주주환원에 제동…자사주 매입 금지·배당금 동결

입력 2020-06-26 1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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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레스 테스트 결과 양호하지만 코로나19 불확실성 대비해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랜들 퀄스 금융감독 담당 부의장. AP뉴시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 대유행)에 월가 대형은행들의 주주환원 정책에 제동을 걸었다.

연준은 25일(현지시간)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를 발표하면서 코로나19 불확실성에 대비해야 한다며 대형은행들에 적어도 올해 3분기까지는 자사주 매입을 금지하고 배당금을 동결할 것을 지시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또 연준은 배당금이 최근 4개 분기 동안 평균 순이익보다 커서는 안 된다고 규정했다.

연준은 대형은행들이 경기침체와 대규모 실업 사태 등 극심한 스트레스 상황에서도 견딜 수 있는지를 가늠하는 스트레스 테스트를 실시한 결과 은행들은 비교적 양호한 상태였다고 진단했다. 그러나 코로나19 팬데믹이 경제와 금융시스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별도의 검토 결과 잠재적 위험이 있다며 은행들이 완충 능력을 강화하도록 한 것이다.

연준은 이번에 기존 스트레스 테스트 이외에도 코로나19 감염 확대에 따른 분석 항목을 추가했다. 구체적으로는 코로나19 이후 경기회복 궤도에 대해 V자형과 U자형, W자형 등 3가지 시나리오를 놓고 은행들이 얼마나 충격을 잘 견딜지 분석했다.

이들 시나리오는 실업률이 최고조에 이를 때 15.6~19.5%일 것으로 예상했다. 34개 은행은 5600억~7000억 달러(약 671조~839조 원)의 대출 손실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은행들의 자기자본비율은 지난해 말의 12.0%에서 7.7~9.5%로 낮아지게 된다. 여전히 금융당국이 요구하는 최저 수준은 웃도는 것이다.

연준의 금융감독 담당 랜들 퀄스 부의장은 “2007~2009년 금융위기 때와 달리 미국 대형은행들은 높은 수준의 자기자본과 유동성을 확보한 상태에서 이번 위기를 맞았다”며 “최악의 경기침체 시나리오에서도 은행 시스템은 양호한 자본 수준을 확보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주주환원 제한과 관련해 퀄스 부의장은 “코로나19 사태 진전에 대해 더 분석해야 한다”며 충분한 자본을 확보할 필요성을 강조했다.

은행들은 이번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를 바탕으로 오는 29일 주주 배당 등 자본계획을 공표한다. 이들 은행 중 올해 1분기 순이익이 전년보다 89% 급감한 웰스파고는 배당금을 삭감할 가능성이 있다고 블룸버그는 내다봤다. 다만 웰스파고가 2분기 순익이 전분기와 비슷하면 최근 4개 분기 순익 평균이 22억 달러로, 지난 1분기 배당금 지급 총액 21억 달러보다 많게 돼 이전 수준을 유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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