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2부(주심 안철상 대법관)는 장애인 도우미 A 씨 등 54명이 경상남도와 B 사단법인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원고 일부승소한 원심판결을 확정했다고 13일 밝혔다.
A 씨 등은 2005년~2011년 경남도가 추진한 장애인 도우미뱅크 사업의 장애인 도우미로 활동했다. 이들은 도우미뱅크 운영을 위탁받은 B 법인으로부터 지휘ㆍ감독을 받아 근무시간에 따라 활동비를 받으며 근로를 제공했다.
2010년 3월 경남도는 현장점검 결과 A 씨 등 16명이 활동비를 부정 수급했다며 경중에 따라 도우미 활동정지 및 자격정지 처분을 내렸다. 그러나 2011년 1월 경남도 감사관실은 특별감사를 시행해 현장점검 담당자의 실수 등으로 16명 중 14명의 자격정지 처분이 적정하지 못했다는 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A 씨 등은 밀린 활동비 등 임금 4억여 원을 배상하라는 소송을 냈다.
재판에서는 부당하게 자격정지 처분을 받은 장애인 도우미의 근로자성을 인정할 수 있는지가 쟁점이 됐다.
1심은 "부당한 활동제한 조치를 받은 일부 원고는 해당 기간 근로자의 지위가 계속됐으나 근로를 제공하지 못한 것은 B 법인의 귀책사유"라며 원고별로 260만~2300만 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2심도 "A 씨 등이 B 법인으로부터 기본급이나 고정급을 받지 않았지만, 근로약정서를 작성하고 사회보험에 가입된 점, 도우미 활동 내용을 서면으로 작성해 보고한 점 등을 고려하면 종속적인 관계에서 노무를 제공하는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다만 미지급 임금 등을 다시 계산해 각각 62만~2200만 원을 지급하라고 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