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장사들의 감사보고서 제출 지연이 잇따르면서 비적정 감사의견을 받는 기업 또한 무더기로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2일 현재 감사보고서 제출 시한을 넘기고도 감사보고서를 내지 못한 기업이 코스피 12곳, 코스닥 37곳, 코넥스 9곳 등 총 58곳에 달한다는 점을 두고 일각에서는 예년보다 더 많은 기업이 비정적 의견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감사보고서의 지연 제출은 통상 기업이 감사인에게 관련 재무 자료를 제때 제출하지 않거나 최종 감사의견을 두고 기업과 감사인 간에 의견 상충이 있을 경우 발생한다. 감사보고서 지연 제출 기업 중 비적정 감사의견이 무더기로 나올 우려가 제기되는 이유다. 실제로 최근 아시아나항공의 경우도 감사보고서 제출을 늦추다가 결국 감사의견 ‘한정’을 받았다.
감사보고서는 외부감사인이 기업의 재무제표가 공정하게 작성됐는지를 살펴본 뒤에 이에 대한 의견을 담아 회사에 제출하는 것으로 정기주주총회에 7거래일 전까지 제출해야 한다.
올해 감사보고서 지연 제출이 이처럼 속출하는 이유는 2018회계연도 감사보고서부터 적용되는 개정 외부감사법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새로운 법 테두리 안에서 회계법인은 지정감사인이 과거의 재무제표를 꼼꼼히 살피다가 과거 재무제표에서 오류를 발견하면 경중에 따라 처벌을 받을 수 있다는 부담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올해 감사가 전에 없이 깐깐해졌다는 것이다.
한 대형회계법인 고위 관계자는 “감사업무는 합리적인 선에서 주관이 들어갈 수밖에 없는데 지금 업계 분위기는 무조건 모든 항목을 보수적으로 감사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정확도가 높아질 수 있지만, 비효율적인 측면도 크고 피감기업과의 갈등 상황도 늘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