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바이오 기업을 중심으로 스톡옵션 행사가 크게 증가했다. 특히 일부 기업을 제외하고 대부분 코스닥 상장사인 것으로 조사됐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최근 1년 간 스톡옵션을 행사한 제약바이오 기업은 26% 늘었다. 2017년 23개에 불과했지만 이듬해 29곳으로 증가했다. 특히 셀트리온, 우리들제약, 파미셀을 제외한 26개사는 모두 코스닥 상장사다. 코스닥 상장사들의 스톡옵션 행사 건수 역시 같은 기간 65개사에서 84곳으로 1.3배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대표적 제약바이오 기업인 셀트리온은 지난해 스톡옵션을 행사한 임직원들에게 회사 주식 34만7756주를 교부했다. 행사가격은 3만8643원, 6만805원 등이다. 행사 당일(5월 11일) 기준 종가가 11만7000원임을 고려하면 최대 수익률은 340%에 달한다.
코오롱티슈진도 지난해 두 차례에 걸쳐 스톡옵션을 행사했다. 9월에 2만3500주(발행가액 1만3707원), 12월에 4만6875주(1만3540원)를 신규 발행했다. 행사 당일 평가차익은 12억1453만 원으로 3배에 달하는 수익률을 기록했다.
증권가는 제약바이오 기업에서 스톡옵션 행사가 활발한 것에 대해 업종 특이성을 꼽았다. 선민정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21일 “신약을 개발 중인 회사는 R&D(연구개발)로 인해 실적은 적자”라며 “그러나 결과에 따라 주가상승에 대한 모멘텀이 커지기 때문에 유리하다”고 분석했다.
한편 넷마블, 더블유게임즈, 카카오, 스튜디오드래곤 등 IT 업종도 약진했다. 2017년 6개사에 불과했던 IT 관련 기업은 10곳으로 늘었다. 넷마블은 지난해 11차례에 걸쳐 23만9480주가 행사됐다. 당일 기준 종가와 비교하면 약 392%의 수익을 거둔 것으로 보인다.
더블유게임즈의 박신정 부사장은 지난해 상반기 스톡옵션 행사로 225억6000만 원을 벌었다. 특히 더블유게임즈의 미국 소셜카지노 업체를 인수와 실적 성장세가 이어지면서 높은 차익을 실현한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 역시 매년 전 직원을 대상으로 스톡옵션을 부여할 예정이다.
이창영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게임과 같은 IT 및 미디어 업종은 신작 출시에 따른 모멘텀이 있다”며 “출시작들이 안정적인 호조세를 보이면 기저 효과가 따라온다는 점이 다른 업종보다 유리하다”고 밝혔다.
올 초에는 쎄노텍(59만9545주), 미스터블루(10만 주), 티앤알바이오팹(1만5400주) 등 9개사가 스톡옵션을 행사했다. 쎄노텍과 미스터블루의 행사가격은 639원, 1312원으로, 당일 종가(2000원, 2310원)과 비교하면 최대 212%의 수익이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은 “스톡옵션 행사는 주가 상승 여부가 가장 중요한 요소”라며 “행사가 급증한 2017년 하반기부터 2018년 2월 달까지는 국내 증시가 최고점기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주가가 지지부진하고 밑바닥에 있다면 스톡옵션은 의미가 없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