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영국, 브렉시트 초안 합의…비준은 ‘미지수’

입력 2018-11-14 1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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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렉시트 찬성·반대론자 모두 불만 표출

▲13일(현지시간) 영국 시민이 런던에서 브렉시트를 반대하는 시위를 열고 있다. 런던/EPA연합뉴스
유럽연합(EU)과 영국이 1년 5개월 넘게 이어진 협상 끝에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초안에 합의했다. 그러나 EU와 영국 양측 모두 비준 절차를 마무리하기 위해서는 내부적으로 넘어야 할 산이 많은 상황이다.

13일(현지시간) CNBC방송에 따르면 영국 총리실 대변인은 테리사 메이 총리가 14일 오후 2시께 긴급 국무회의를 열어 EU와의 브렉시트 협상 초안을 전달하고 논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초안은 400페이지가 넘는 분량으로 세밀한 법적 조항들이 담겼다.

지난 2016년 6월 영국이 국민투표를 통해 브렉시트를 결정한 지 약 2년 5개월, 양측이 협상을 시작한 지 1년 5개월 만에 이뤄진 합의다. EU의 리스본 조약 제50조에서 규정한 영국의 EU 자동 탈퇴 시한은 내년 3월로, 약 4개월 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겨우 1차 협상을 마무리 지었다.

CNBC방송은 외교라인 관계자를 인용해 영국 내각이 이번 초안을 승인하면 오는 25일 EU 정상회의에서 이번 협상을 논의하게 된다고 밝혔다.

그러나 영국은 물론 EU에서도 내부 동의를 얻기까지는 많은 난관이 예상된다. 초안에서는 영국이 여전히 EU의 관세동맹에 남아있도록 했지만 영국 보수당 강경파들은 이에 대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브렉시트 후에도 여전히 EU의 무역 관련 규칙을 적용받아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브렉시트를 강력하게 주장했던 보리스 존슨 전 외무장관과 보수당의 제이컵 리스모그 의원은 ‘메이 총리가 영국을 팔아치웠다’고까지 표현했다.

EU 잔류를 선호하는 장관과 의원들의 불만도 여전하다. 국민투표를 다시 실시해 브렉시트 여부를 묻자는 의견도 상당수다. 노동당은 “EU 회원국으로서 누리는 경제적 혜택을 유지하지 않는 합의는 반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EU도 14일 오후 회원국 대사 회의를 소집하는 등 협상 결과를 설명하고 지지를 구하는 절차를 밟는다. EU는 그간 영국의 이탈로 인한 다른 회원국의 추가 이탈을 막기 위해 영국에 대한 징벌적 조치를 논의해 왔다.

어렵게 1차 합의가 이뤄졌지만 ‘노 딜 브렉시트’가 이뤄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아무런 합의 없이 영국이 내년 3월 EU를 떠나게 되는 것이다. 이 경우 시장은 물론 정치적으로도 극심한 혼란이 초래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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