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 폭염 가능성에 신선식품 부담까지 가중
현대경제연구원의 오준범 선임연구원과 신유란 연구원은 12일 ‘비용인상 인플레이션 현실화되나?’라는 보고서에서 이같이 분석했다.
두 연구원은 “향후 국제유가 등 원자재 가격 상승, 고용 비용 증가 등 공급측 인플레이션 유발 요인들로 물가 불안이 예상된다”며 비용인상 인플레이션 현실화 가능성을 제시했다.
지난해 상반기 1%대 초반 수준으로 쪼그라든 생산자물가 상승률은 상품물가에 힘입어 올 들어 2%대 중반 수준까지 회복하며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 상품물가는 올해 1월 0.9%까지 떨어졌으나 최근 3%대 초반 수준을 회복했다.
국제 원자제 가격이 최근 반등하면서 국내 원화 기준 수입물가도 2016년 이후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 특히 수입비중이 높은 광산품의 물가가 급등하고 있다.
최저임금 두 자릿수 인상,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정책 등으로 기업의 노동비용은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 기업들의 임금 총액은 2014년부터 오르기 시작해 2018년 1∼5월엔 전년 동기 대비 증가율이 6.6%로 확대했다.
미국 등의 금리 인상 기조도 국내 시장금리의 오름세를 유발하는 요인이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가 인상될 경우 가계와 기업의 대출 금리가 올라가 공급측 물가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소지가 있다.
작년 하반기 이후 상업용 건물을 중심으로 국내 지가상승률이 높아진 점도 서비스 물가 상승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지가가 높아지면 임차료 상승이 연쇄적으로 일어날 수 있다.
올해 기록적 폭염도 물가를 밀어 올릴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 1991∼2017년 7∼8월 중 폭염일이 평균(4.3일)보다 길었던 해의 신선식품 물가 상승률은 8.0%로 높았다.
연구팀은 보고서에서 물가상승 압력으로 인한 영향을 완화시키기 위한 방안도 제시했다.
두 연구원은 “비용상승형 인플레이션 충격이 국내 경제에 부담으로 작용하지 않도록 물가관리 체계를 강화해야 한다”며 “또한 생활물가 안정을 통해 가계의 실질 구매력 약화를 방지하고 가계소득 확대로 소비여력을 확보해 서민 경제 부담을 완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국제 식량가격 상승과 폭염의 영향이 국내 식탁물가 급등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수급 조절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며 “추석을 앞두고 제수용품 등 설 성수품에 대한 물가안정 노력을 통해 서민들의 부담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