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유세 인상을 골자로 하는 개편안의 윤곽이 나오면서 시장의 혼란도 커지고 있다.
22일 대통령 직속 정책기획위원회 산하 재정개혁특별위원회는 종합부동산세 인상을 필두로 한 부동산 보유세 개편안을 처음 공개했다.
개편안에 담은 4가지 시나리오는 △종부세 과표인 공정시장가액비율을 연간 10% 포인트씩 올리는 방안 △세율의 누진도를 키워 최고세율을 2.5%(주택 기준)까지 올리는 방안 △이 두 가지를 병행하는 방식 △1주택자는 공정시장가액비율만 올리되 다주택자는 공정시장가액비율 및 세율을 인상해 차등과세하는 방안 등으로 구성됐다.
이는 시장에서 예상했던 것과 비슷한 수준으로 이번 보유세 개편이 현실화되면 참여정부 때 도입됐다가 이명박 정부 때 무력화됐던 종부세가 10년 만에 제 위상을 되찾게 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이번 개편안이 부동산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할 것이라는 의견과 영향이 적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심교언 건국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는 “부동산 시장이 전반적으로 하락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이지만 보유세 개편이 주요인은 아니다”면서 “인상안이 나왔지만 세율 역시 입법 과정에서 다시 수정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조금 더 지켜봐야 할 여지를 남겨 둔 상황이다”고 진단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부동산수석전문위원도 “1주택자에 대해선 공정시장가액 비율 인상 정도로 그친다면 종부세 증세 대상이 다주택자에 집중되어 시장이 급랭할 상황까지는 가지 않을 것”이라며 “조정대상지역에서도 양도세 중과로 거래는 계속 위축 되겠지만 가격은 급락보다 보합세나 약보합세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반면 부동산시장의 위축이 불가피하다는 의견이 우세한 상황이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대학원 교수의 경우 “이번 보유세 인상이 본격 시행될 경우 고가 주택을 소유한 은퇴자들의 타격이 가장 클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들은 집을 팔고 딴 데로 가야 하는 상황 나올 수도 있다”며 “보유세 인상은 현재 위축돼 있는 부동산 거래에 찬물을 한 번 더 끼얹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다”고 전망했다.
양지영 양지영R&C연구소장 “보유세 인상은 가지고 있는 자체가 부담이 되는 것이라 투자자들에게는 양도세중과보다 더 부담이 되고 향후 금리인상, 입주물량증가 등 리스크가 몰려 있어 보유보다는 매도를 고려하는 사람들이 늘어날 것”이라며 “현재 불황을 겪고 있는 지방 부동산 시장은 더 침체될 것으로 보이고, 지금까지 활황세를 보이고 있는 수도권 역시 보유세 타격을 벗어나지 못하고 가격이 하락할 가능성이 커졌다”고 분석했다.
한편 이번 개편안은 이날 토론회에서 의견수렴을 거쳐 오는 28일 재정개혁특위 전체회의에서 특위 차원의 ‘부동산 보유세 개편 권고안’으로 최종 확정돼 정부에 제출될 예정이다. 정부는 이후 최종권고안을 7월 말 발표할 세제개편안과 중장기 조세정책 방향에 반영, 9월 정기국회를 통한 입법절차를 거쳐 내년부터 시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