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제너럴, 27년 연속 동일점포 매출 증가 기록…저소득층 수요 맞춰 고성장세 유지
아마존닷컴이 시장 지배를 강화하면서 ‘소매업 종말(Retail Apocalypse)’이라는 암울한 현실이 미국 소매업계를 짓누르고 있다.
도시에만 집중했던 미국의 다른 소매업체들이 매장 폐쇄 등 아마존 쇼크에 허덕이는 가운데 달러제너럴은 소외됐던 농촌과 소도시 구매자들에게 초점을 맞추면서 오히려 견실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고 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소개했다.
달러제너럴의 타깃고객은 가계소득이 연 4만 달러(약 4330만 원) 이하인 저소득층이다. 가장 큰 경쟁사인 달러트리가 지난 2015년 다른 저가 할인 유통점 패밀리달러를 인수하면서 더욱 도시에 치중하게 된 가운데 달러제너럴은 농촌을 중심으로 매장을 늘려나가고 있다.
미국 경제성장의 혜택을 받지 못하는 농촌 지역에서 달러제너럴은 더 큰 사업기회를 보고 있다. 토드 바소스 달러제너럴 최고경영자(CEO)는 “미국 농촌 경제가 더욱 고전할수록 달러제너럴이 번창할 여지가 커진다”고 말했다. 이어 “2년 전 패밀리달러 인수전에서 달러트리에 패한 이후 우리는 농촌 매장 확대에 더 속도를 내기로 했다”며 “가구 수가 1000개 미만인 작은 마을들을 대상으로 농구코트 크기의 소형 매장을 수백 개 열어 이익을 창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제품 구성도 농촌 저소득층의 수요에 철저히 맞추고 있다. 코스트코와 같은 도매체인이 대량의 물건을 박리다매로 판매하는 전략을 구사한다면 달러제너럴은 제품을 소량으로 판매하고 있다. 고객들이 한 번 쇼핑에서 10달러 이하의 적은 금액으로도 원하는 제품을 다양하게 구매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달러제너럴의 목표다.
바소스 CEO는 “예를 들어 우리 고객들은 케첩이 떨어질 것을 예상해 수일 전에 케첩 여러 통을 한꺼번에 사는 것이 아니라 케첩을 다 먹은 후에 퇴근길에 매장에 들러서 한 병 사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설명했다.
농촌에 초점을 맞춘 달러제너럴의 전략은 1955년 설립 당시부터 이어져온 전통이다. 설립자인 제임스 루터 터너와 칼 터너 부자는 자신들의 고향인 켄터키의 작은 마을에서 사업을 시작했다. 2000년대 초반 월마트가 비약적으로 발전했을 때 달러제너럴의 전략은 “월마트에서 최소 40마일(약 64㎞) 이상 떨어진 곳에 매장을 열며 현지 고객의 수요를 맞춘다”로 더욱 구체화됐다.
아마존의 시대가 오면서 나 홀로 농촌의 저소득층에 집중한 달러제너럴의 전략이 더욱 빛을 발하고 있다. 최근 분기 실적을 살펴보면 달러제너럴 매출은 고급 백화점 체인 메이시스보다 적었지만 순이익은 배 이상 많았다고 WSJ는 전했다. 올해 달러제너럴 주가는 23% 올랐다. 이에 시가총액은 현재 약 248억 달러로, 매출이 자사보다 5배 많은 미국 최대 식료품점 체인 크로거의 239억 달러를 웃돌고 있다. 아울러 달러제너럴은 지난해까지 27년 연속 동일점포 매출이 증가세를 기록하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다른 대형 소매업체들이 ‘울며 겨자 먹기’로 매장 폐쇄에 나서는 동안 달러제너럴은 수천 개의 매장을 새롭게 열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