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동철 금통위원 “3% 성장 버겁다, 20년전 일본과 유사한 상황”

입력 2017-06-09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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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재성장률 3% 내외 밑돌 것..고령화+경제성숙화, 경제구조조정 필요

“수출을 중심으로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되나 민간소비 회복이 지체됨에 따라 연간 3% 수준의 성장세를 지속하기는 다소 버거울 것으로 보인다.” “인구구조 변화, 명목성장률 추이 등에서 우리나라는 20년 정도의 격차를 두고 일본과 유사한 상황을 경험하고 있다.”

▲조동철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위원은 9일 서울 남대문 한은 별관에서 열린 한은 금요강좌 700회 기념 특별강연에서 세계경제가 5년여만에 처음으로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우리경제는 3% 성장이 버거울 것이라고 진단했다. 사진은 지난 3월29일 한은 출입기자들과의 오찬간담회 자리에서 강연하는 모습.
조동철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위원은 9일 한은 금요강좌 700회를 기념해 ‘한국 경제상황에 대한 이해’를 주제로 한 특별강연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특히 저출산에 따라 노동투입이 제약되고 자본심화 정도도 이미 선진국 수준임을 감안할 때 향후 잠재성장률은 2010년대 초반의 3% 내외 수준을 밑돌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세계경제가 5년여만에 처음으로 완만한 회복세를 보이고 글로벌 디플레이션 우려도 진정되고 있지만 우리경제가 3% 성장을 달성하기에는 사실상 어렵다고 진단한 셈이다. 특히 소비가 경제성장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봤다. 조 위원은 “소비의 경우에도 기대수명 연장에 따른 소비성향 둔화, 고령층에 집중된 가계부채 등의 구조적 요인이 작용하면서 성장률을 하회할 가능성이 높다”고 언급했다.

앞서 한은은 올 경제성장률(GDP) 전망치를 상향조정할 뜻을 내비친바 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지난달 금통위 기자회견과 7일 한 언론사 컨퍼런스 축사를 통해 “국내 경제는 대내외경제 여건에 힘입어 예상보다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현재 흐름으로 볼 때 앞으로 성장세는 4월 전망보다 다소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은은 지난 4월에도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5%에서 2.6%로 0.1%포인트 상향조정했었다.

고령화와 성숙단계에 접어든 경제성장은 20년전 일본과 비슷하다고 봤다. 이에 따라 경제 구조조정이 필요한 때라고 강조했다. 조 위원은 “고령화에 따른 노동력 투입 증가세 둔화와 경제 성숙화에 따른 자본 증가율 둔화가 불가피하다”며 “생산성 제고와 적정 수준의 인플레이션 유지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대내외 환경에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경제구조의 구축이 현 시점에서 필요하다”며 “노동시장의 이중구조를 완화해 효율성을 높이고 부실기업 구조조정을 촉진하며 기업의 각종 진입장벽을 낮추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통화당국으로서 가계부채와 물가안정에 대한 책임도 강조했다. 조 위원은 “가계부채에 대한 거시건전성 감독 강화와 함께 물가안정목표 준수에 대한 통화당국의 책임 강조를 병행해 거시경제정책을 안정적으로 운용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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