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양심적 병역거부'로 불리는 대체복무제 주장자들에게 무죄를 선고한 첫 항소심 판결이 나왔다.
광주지법 형사항소3부(재판장 김영식 부장판사)는 18일 병역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김모 씨 등 3명에 대한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했다. 종교 등을 이유로 병역 소집에 불응하는 행위를 처벌할 지는 일선 법원에서 판결이 엇갈리고 있는 상황이다. 이번 사건에서도 조모 씨 등 2명은 1심에서 유죄를, 김 씨는 유죄를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국제사회가 양심적 병역 거부권을 인정하고 있는 점, 병역 거부자가 600명 정도에 불과해 현역에서 제외한다고 해서 병력 손실이 크지 않다는 점 등을 근거로 대체복무제 도입 없이 이들을 처벌하지는 못한다고 판결했다. 특히 병역거부자들에게 일률적으로 1년 6월의 실형을 선고하는 '정찰제 판결'을 '타협'이라고 지적한 뒤 "떳떳하게 대체복무제를 도입하고 공동체를 위해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항소심 판단이 대법원에서 유지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대법원은 최근에도 같은 사례에서 1년 6월의 실형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면서 현행 법 체계에서는 병역 거부를 인정할 근거가 없다는 판결을 반복하고 있다.
병역의무를 장기간의 다른 사회복무로 대체할 방법을 마련하지 않은 현행 병역법은 헌법소원이 제기돼 헌법재판소에서 심리 중이다. 지난해 7월 이 문제에 관해 공개변론을 열었던 헌재는 조만간 위헌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