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사 앞둔 CJ, 이재현 再상고 포기 고심… "지푸라기라도 잡을까" vs. "단 며칠의 수감생활도 안돼"

입력 2016-07-15 0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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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상고 포기가 사면을 받기 위한 꼼수로 보일 수 있음에도 사람은 살리고 봐야 한다."

"재상고 포기했다가 지금 건강 상태로 수감되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른다."

CJ그룹이 이래저래 난감한 '진퇴양난'에 빠졌다. 이재현<사진> 회장이 정부가 추진 중인 8·15 광복절 특별사면 후보에라도 포함되려면 재상고를 포기해 형이 확정돼야 한다. 하지만 최근 이 회장의 건강이 더 악화된 상황에서 형이 확정돼 수감되면 정말 큰 일을 치를지도 모른다는 게 경영진의 판단이다. 재상고를 포기할 경우 사면이 확실하게 보장되지 않는데다, 자칫 재판을 통해 실형을 면할 유일한 기회만 잃을 수 있다는 불안감에 고민만 깊어지고 있다.

15일 복수의 CJ 관계자에 따르면 CJ그룹 내부 분위기는 재상고 포기 쪽으로 가닥이 잡혔다. CJ 고위 관계자는 "과거 재상고를 한 것은 법원 판단에 이의를 제기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이 회장의 건강 때문이었고, 이번에 재상고 포기가 사면을 받기 위한 꼼수로 보일 수 있음에도 이런 결정을 한 것은 사람을 살리고 봐야 한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사면 여부를 예단하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0.01% 가능성이 있다면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그쪽으로 가는 것이 맞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룹 내 우려감은 커지고 있다. 재상고를 포기하는 순간 형이 확정돼 곧장 수감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재상고를 포기하는 동시에 형집행정지를 신청해야 한다. 법원이 이를 받아들이면 병원에서 사면을 기다릴 수 있다. 하지만 법원 실사 등 행정절차가 늦어지면 얼마간이라도 수감생활을 해야 한다. 이때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른다는 게 CJ 경영진의 고민이며, 더욱이 재상고를 포기해도 사면이 불투명해 쉽사리 결정할 수 없다는 판단이다.

횡령·탈세·배임 등의 혐의로 2013년 7월 구속 기소된 이 회장은 지난해 11월 파기 환송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의 실형과 벌금 252억원을 선고받은 뒤 대법원에 재상고했다. 그는 샤르코-마리투스(CMT)라는 희귀 유전 질환과 신장이식 면역 거부 반응 치료 등을 위해 구속 집행정지된 상태로 서울대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고 있다. CMT는 유전자 돌연변이로 발생하는 질환인데, 손발의 근육이 점점 위축돼 약해지다가 나중에는 전신 근육 소실로 이어지는 유전병이다. 현대 의학에서 완치 방법은 없다.

신장이식 거부반응도 심해진 것으로 전해졌다. 또 고강도 면역억제제를 지속해서 사용함에 따라 간 수치 상승, 고혈압 및 고지혈증 악화, 부신부전증, 입안 궤양 등 복합적인 부작용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해 말 실형을 받은 데 이어 어머니 손복남 CJ그룹 고문마저 뇌경색으로 쓰러지자 우울증이 심각해져 치료거부 증상까지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 회장의 의료진은 "다시 수감되면 건강에 치명적 손상이 올 수도 있기 때문에 단 며칠조차도 수감생활을 하는게 불가능하다"고 소견을 내면서 CJ그룹은 재상고 포기 여부를 놓고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

한편, 박근혜 대통령은 올해 사면 추진 배경으로 경제 위기와 재기의 기회 마련 등을 언급했다. 황교안 국무총리는 경제인 사면과 관련해 "특정 영역을 제외하는 식의 기준이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이번 특사 대상자로 이 회장을 비롯한 일부 기업인이 거론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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