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대 4로 동결에 무게, 지난달 금통위 후 3월 인하에서 후퇴…경기부진에 4월 인하 우세
4일 이투데이가 10개 증권사 채권전문가들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 따르면 6명이 금리동결에 무게를 뒀다. 이는 지난달 16일 금통위에서 하성근 위원이 25bp(1bp=0.01%포인트) 인하를 주장한 이후 3월 인하로 급격히 쏠렸던 분위기에서 돌아선 것이다.
다만 금리인하 시기가 미뤄졌을 뿐 한은이 동결을 유지하기 어려울 것으로 판단했다. 대부분 전문가는 4월 인하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유일하게 연내 동결을 전망한 김민규 키움증권 연구원도 사실상 4월 인하 여지를 열어놨다. 그는 “만약 인하가 결정된다면 수정경제전망 하향 조정을 동반한 4월이 유력하다”고 밝혔다. 또 대다수 전문가는 4월 단발성 인하에 무게를 뒀다. 4월 인하를 비롯해 연내 두 번의 인하가 있을 것이란 관측은 두 명에 불과했다.
◇ 금통위 의사록 매파적…ECB·미 연준 금리결정 앞둔 부담도 = 채권 전문가들이 3월 금리동결을 주장하는 이유로 우선 2월 금통위 의사록이 매파적이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보기에 따라서는 해석을 달리할 수 있는 부문도 있다고 봤다. 2월 금통위 이후 상황변화도 컸다고 평가다. 4월 이하 주장을 굽히지 않는 또 다른 이유다.
박종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의사록이 나온 후 시장은 실망하는 분위기였다”면서도 “해석하기에 따라 금리인하를 하고 싶은데 못한 것과 할 필요가 없는 것 등 두가지 측면으로 분석될 수 있다”고 밝혔다. 서향미 하이투자증권 연구원도 “2월 의사록에서 금리인하 부담으로 언급됐던 해외 금융시장 불안, 외국인 증권자금 이탈, 가계부채 증가 등이 모두 완화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유럽중앙은행(ECB)과 미 연준(Fed)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3월 정책금리 결정이 한은 금통위 이후라는 점도 동결 배경으로 꼽혔다. 문홍철 동부증권 연구원은 “3월엔 ECB와 FOMC가 대기하고 있다. 한은이 먼저 움직이기엔 이른감이 좀 있다”고 말했다. 김동원 SK증권 연구원도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 주요 통화정책 회의 이전에 금리를 내리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했다.
실제 ECB가 10일, FOMC가 16일 개최될 예정이다. 한은 금통위는 이보다 앞인 10일 개최된다.
최근 진정세를 보이곤 있지만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도 부담이라고 꼽았다. 김상훈 KB투자증권 연구원은 “애초 인하를 예상했는데 동결로 전망을 바꾼다. 원·달러 환율이 최근 2~3일 많이 내렸지만 완전히 진정됐다고 보기 어렵다. 환율이 떨어지고 있다곤 하지만 이 또한 급격히 떨어지고 있어 부담”이라며 “환 변동성이 줄어야 한은이 인하를 고려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지표부진에 결국 인하할 것 = 3월 금리동결에도 전문가들은 4월 인하 가능성을 크게 봤다. 마침 4월에 한은이 수정경제전망을 발표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올 성장률 3.0% 성장에 대한 하향수정이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어서다.
윤여삼 대우증권 연구원은 “국내외 실물경기 둔화 우려가 확대되고 있다. 가계와 심리도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때보다도 더 악화됐다”며 “일부 가계부채 증가와 자본이탈 우려, 환율변동성 확대의 제약요인에도 선제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분석했다.
구색맞추기식 인하 가능성도 있다고 봤다. 박혁수 대신증권 연구원은 “(2%대로 떨어질) 성장률을 보면 경기가 하강하고 있는데 통화당국은 뭐하고 있느냐는 비판이 커질 것”이라며 “인하 효과가 의문시 되는 시점이긴 하지만 구색맞추기식으로라도 한차례 인하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후 금리 방향에 대해서는 선진국 통화정책이 변수라고 봤다. 문홍철 연구원은 “상반기 인하후 하반기 동결로 보지만 미국 통화정책 변화에 따라 변수는 있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다만 금리인하 효과 극대화를 위해서라도 추가 인하가 불가피하다는 주장도 나왔다. 공동락 코리아에셋투자증권 연구원은 “3월이든 4월이든 인하가 개시되면 경기부양 효과 극대화를 위해 한차례 더 추가 인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