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샷법 통과…삼성·현대차·한화·롯데 ‘지배구조 개편’ 숨통

입력 2016-02-05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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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활력 제고를 위한 특별법(원샷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국내 주요 그룹들의 지배구조 재편과 지주회사 전환작업에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이에 따라 경영권 승계작업이 한창인 곳을 중심으로 계열사 재편 움직임도 본격화할 것이란 관측이다.

5일 국회를 통과한 원샷법으로 기업의 사업재편 절차가 최대 44일이나 단축되고 소규모 분할과 합병 요건도 크게 완화됐다. 또 지주회사가 자회사의 지분을 40% 이하로 보유할 수 있는 유예기간을 3년 연장하는 등 지주회사 규제와 관련한 특례가 마련됐다.

삼성그룹은 이번 원샷법 통과를 계기로 지주회사 체제의 지배구조 작업에 힘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최근 삼성생명이 삼성전자로부터 삼성카드 지분을 매입하면서 삼성그룹 지주회사 전환 시나리오는 재부각됐다. 이는 삼성전자를 포함한 비금융 계열사가 가진 금융 계열사 지분을 삼성생명에 몰아줘 장기적으로 금융지주회사로 가려는 포석이라는 게 재계의 시각이다.

또 통합 삼성물산의 지주회사 전환에도 탄력을 받을 것이란 전망이다. 삼성물산을 지주회사로 두고 삼성전자를 전자 계열사의 중간 지주회사, 삼성생명을 금융 계열사의 중간 지주회사로 각각 거느리는 지배구조이다. 이 과정에서 삼성전자와 이 부회장의 9.2% 지분을 갖고 있는 삼성SDS 간 소규모 합병설도 흘러 나오고 있다.

현대차그룹 역시 지배구조 개편이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현대차그룹의 난제는 ‘현대모비스→현대차→기아차→현대모비스’로 이어지는 순환출자와 정의선 부회장의 낮은 지배력이다. 하지만 원샷법에 포함된 삼각분할, 삼각주식교환을 활용하면 정 부회장이 현대차나 현대모비스 지분을 보다 수월하게 확보할 수 있는 길이 열린다는 분석이다.

삼각분할과 삼각주식교환(역삼각합병)을 활용할 경우 현대차 오너 일가가 지분을 다량 보유하고 있는 회사(현대글로비스)와 그룹 내 핵심 계열사(현대차, 현대모비스)의 자회사를 합병하는 과정에서 오너가의 핵심계열사 지배력을 높일 수 있다.

지주회사의 모양새만 갖춘 한화그룹도 원샷법 통과로 혜택을 볼 것이란 분석이다. 주목받는 곳은 오너 일가가 100% 보유한 한화S&C이다. 한화는 100% 보유한 자회사를 물적분할하고 한화S&C와 합병하면 오너 일가는 한화의 지분을 교부받게 된다. 한화에서 100% 물적분할하는 경우 주주총회가 필요 없으며, 한화S&C도 오너 일가가 100%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주주총회가 필요 없고, 주식매수청구권도 발생하지 않는다.

복잡한 순환출자 고리를 갖고 있는 롯데그룹도 지배구조 개편에 가속도를 낼 것이란 전망이다. 지난 2014년 4월 9만5033개에 달했던 롯데그룹의 순환출자는 지난해 4월 416개, 12월 말 67개로 감소했지만 여전히 대기업집단 가운데 가장 많은 순환출자를 보유하고 있다. 이 때문에 지주회사를 중심으로 한 계열사 재편작업이 어느 그룹보다 활발하게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롯데그룹은 지주회사격인 호텔롯데의 상장 작업에 전력을 모으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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