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테크의 세계] ④예술품 시장 뜨는데… 경고음 잇따르는 이유는?

입력 2015-11-26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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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품계 ‘큰손’ 그리핀“투자 수단 부상 가격과열 우려”… 美 금리인상땐 신흥국 경제 타격

▲켄 그리핀 시타델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 사진제공 블룸버그
글로벌 예술품 시장이 최근 투자자들 사이에서 주목받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경계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유명 헤지펀드 매니저이자 예술계의 ‘큰 손’으로 불리는 켄 그리핀은 최근 CNBC와의 인터뷰에서 예술품 시세 급등에 우려를 나타냈다. 헤지펀드 시타델의 창업자인 그리핀은 미술계에서도 안목 높기로 유명하다.

그는 예술품 시장이 점점 투자 수단으로 부각되면서 가격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리핀은 “20년 전 내가 처음 예술품 수집을 시작했을 때만 해도 예술시장이 수집가와 딜러들 중심으로 움직였다”면서 “그러나 이제는 투자의 개념으로 접근하는 사람들이 더 많은 것 같다. 이 부분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실제로 일부 헤지펀드 매니저는 인플레이션 헤지 수단으로 금 대신 그림에 투자하라고 조언하고 있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래리 핑크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싱가포르의 한 강연장에서 현대미술시장이 뉴욕과 런던 등 세계 유명 도시의 아파트와 함께 가장 중요한 부의 축적 수단이 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그러나 그리핀의 생각은 다르다. 그는 “예술을 투자의 수단으로 생각하는 것에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투자 수단으로 보기에는 예술품이 갖는 장래성이나 가치가 모호하다는 것이다. 대중의 인지도가 높다고 해서 곧 그 작품의 미래가치가 보장되는 것도 아니고, 현재 가격이 높다고 해서 앞으로도 고가에 팔린다는 보장도 없기 때문. 그러나 최근 투자의 수단으로 예술시장이 주목받다 보니 유명 작가의 소수의 걸작에만 수요가 몰려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고 그리핀은 지적했다. 그리핀은 “우리는 최고가에 팔린 걸작을 통해 ‘1군’ 유명 작가들을 찾게 되는 반면 ‘2군’으로 분류되는 작가는 1군 작가들의 작품 가격이 떨어질 때 비로소 찾게 된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최근 2주간 진행된 소더비와 크리스티 경매에서 일부 작품만이 예상가를 뛰어넘는 가격에 최종 낙찰되고 다른 대부분 작품은 예상가 이하에 거래됐다고 CNBC는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미국의 12월 기준금리 인상이 예술품 시장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최근 중국 등 신흥국 부호들의 참여로 예술품 시장이 뜨고 있지만, 미국의 기준금리가 인상된 후 신흥국 경제가 앞으로 어떻게 움직일지 예측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케네스 로고프 하버드대 교수는 지난 10월 상하이데일리에 기고한 글에서 미국 기준금리 인상과 그로 인한 신흥국 경기 둔화가 예술품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단기적으로 모호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명확해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로고프 교수는 “이제까지 시장의 주류를 형성했던 바이어들이 (미국 금리인상 후) 뒤로 물러나면서 기회비용이 올라가면 예술품 시장 버블의 끝은 그리 좋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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