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글로벌 경기침체 가능성 50%, 미국 금리인상 내년으로 미뤄야”…한국 성장률 2%대로 낮아져
국제통화기금(IMF)이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하향했다. 신흥국의 경기 둔화를 이유로 지난 7월에 이어 불과 3개월 만에 또 하향 조정한 것이다.
IMF는 6일(현지시간) 올해 세계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지난 7월의 3.3%에서 3.1%로, 내년은 3.8%에서 3.6%로 각각 하향 조정했다.
선진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종전 2.1%에서 2.0%로, 내년은 2.4%에서 2.2%로 낮췄다. 그 가운데 미국은 올해 성장률 전망이 2.6%로, 7월보다 0.1%포인트 상향 조정됐으나 내년은 3.0%에서 2.8%로 낮아졌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1.5%로 종전과 같았고 내년은 1.6%로 0.1%포인트 하향 조정됐다. 일본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0.8%에서 0.6%로, 내년은 1.2%에서 1.0%로 각각 하향 조정했다.
신흥국과 개발도상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은 4.2%에서 4.0%로, 내년은 4.7%에서 4.5%로 각각 낮췄다. 중국은 올해 6.8%, 내년 6.3%라는 기존 전망을 유지했다. 인도는 올해 전망치가 7.5%에서 7.3%로 낮아졌으나 내년은 7.5%로, 7월 전망과 같았다. 한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지난 5월 당시 한국과 IMF의 연례협의 보고서에서 예측한 3.1%에서 2.7%로 0.4%포인트 낮아졌다. 내년은 3.5%에서 3.2%로 하향 조정됐다.
IMF가 올 들어 4월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제시한 이후 두 차례나 하향 조정하면서 글로벌 경기둔화에 대한 우려가 더욱 고조되고 있다. 특히 전망이 맞다면 신흥국 성장률은 올해까지 5년 연속 위축하는 셈이다.
이날 보고서에서 IMF는 “전망치 하향 조정은 상품시장의 침체에 따른 신흥국 부진을 감안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모리스 옵스펠드 IMF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세계 경제가 2차 세계대전 이후 가장 폭넓고 깊은 경기침체에서 벗어난 지 6년이 지났지만 전 세계가 동시에 강력한 확대 국면으로 회귀한다는 목표에는 여전히 미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세계 경제 하강 리스크는 수개월 전보다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IMF는 “중국의 경기둔화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세계 경제에 리스크로 작용하고 있다”며 “세계 경제성장률이 내년에 3% 밑으로 떨어질 가능성이 50%에 이른다. 이는 글로벌 경기침체와 마찬가지”라고 거듭 경고했다.
옵스펠드 이코노미스트는 “경기침체가 IMF의 기본 시나리오는 아니지만 세계 각국이 우리가 권고하는 정책 개혁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IMF는 미국에 금리인상을 내년으로 미룰 것을 촉구했다. 또 유럽은 수조 달러에 달하는 부실부채를 정리해야 하며 신흥시장은 경제개혁을 지속하고 높아져 가는 금융리스크에 대응할 여지를 남겨둬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