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영화, 2012년 이후 3대 영화제 수상 못해! 왜? [배국남의 눈]

입력 2015-09-13 14:55수정 2015-09-14 0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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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영화가 2012년 김기덕 감독'피에타'로 베니스 영화제에서 대상을 수상한 이후 최근 3년동안 칸, 베니스, 베를린 등 3대 국제영화제에서 수상 못하고 2년 연속 경쟁부문 진출작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베네수엘라 로렌소 비가스 감독의 데뷔작‘프롬 어파(From Afar)’가 12일(현지 시각) 열린 72회 베니스국제영화제 대상인 황금사자상의 주인공이 됐다. 중년의 동성애 남자가 10대 소년을 만나면서 벌어지는 일을 담은 스릴러물인 ‘프롬 어파’가 황금사자상을 받고 은사자상은 아르헨티나 파블로 트라페로 감독의‘엘 클란(El Clan)’에게 돌아갔다. 한국 영화는 수상은 고사하고 경쟁부문 진출조차 하지 못했다. 프랑스 감독 자크 오디아르의 ‘디판’이 황금종려상을 받은 68회 칸 영화제에도 경쟁 부문에 진출한 한국영화는 한 작품도 없었다. 그리고 이란 자프르 파나히 감독의 ‘택시’가 황금곰상을 수상한 65회 베를린 영화제에 경쟁부문에 한국영화는 초청받지 못했다.

한국영화가 지난 2012년 제69회 베니스영화제에서 김기덕 감독의‘피에타’가 ‘황금사자상을 품에 안은 이후 칸, 베를린, 베니스 등 3대 영화제 무관의 행렬이 지속하고 있다. 더욱이 2013년 홍상수 감독의 ‘누구의 딸도 아닌 혜원’이 베를린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든 이후 2014, 2015년 2년 연속 세계 3대 영화제 경쟁 부문에 진출작조차 내지 못하는 상황이 됐다.

지난 2012년 1억1400만 명을 기록하며 사상 첫 1억 관객 시대를 연 한국 영화는 3년 연속 1억 명 관객 기록을 수립하고 올해 들어서도 ‘국제시장’‘암살’‘베테랑’ 등 1000만 한국영화 3편을 탄생시킬 정도로 국내에선 영화산업이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한국영화시장 규모가 2조276억 원으로 사상 처음으로 2조 원대를 기록했다.

한국영화가 외형이 급성장하고 있지만, 칸, 베를린, 베니스 세계 3대 영화제에선 2013년부터 3년 연속 경쟁부문 수상작(자)을 내지 못하는 데다 2년 연속 경쟁부문 진출작 조차 없는 상황이다. 그야말로 한국영화는 내화외빈(內華外貧)셈이다.

물론 3대 세계영화제에서 수상 하지 못하는 것이 한국영화의 질적인 상황을 대변하는 것은 아니지만 분명 경쟁부문 진출작조차 내지 못한 것은 한국영화 질적인 부분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2015년 68회 칸 영화제 감독상을 ‘섭은냥’의 대만 허우샤오시엔 감독이 수상했다. 2014년 64회 베를린영화제에선 중국 영화감독 댜오이난 감독의 ‘백일염화’가 대상인 황금곰상을 받았으며 ‘백일염화’남자 주연 리아오 판과 일본 영화‘작은집’의 여자 주연 쿠로키 하루가 각각 남녀 연기자상을 받는 등 최근 들어 중국, 대만, 일본 영화는 3대 세계 영화제에선 선전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한국영화가 돈 되는 상업영화에만 치중하고 예술성과 작품성이 돋보이는 다양성 영화에 대해 무관심과 무지원으로 일관해 3대 세계영화제에 경쟁부문 진출작조차 내지 못한 상황을 초래하고 있다고 진단한다.

대기업 배급사와 투자사가 실험적이고 독창적인 영화보다는 장사가 될 상업영화에만 투자, 배급하는 상황이 계영화제에서 한국영화가 설 자리를 잃게 한다는 것이다. 일부 전문가는 상업영화만이 생존할 수 있는 한국영화 시장에서 예술적인 실험 정신과 독창성으로 승부하려는 젊은 신예 감독들이 새로운 영화 트렌드와 독창적인 작품세계를 보이는 예술영화를 만들 기회가 줄어든 것도 세계영화제에서 한국영화가 주목받지 못하는 이유다. 여기에 스타 연기자들이 다양성 영화나 예술영화에 출연하는 것을 기피하는 것도 세계영화제에서 한국영화가 이목을 끌지 못하는 하나의 원인으로 작용한다. 일본이나 중국 등 외국에선 톱스타 연기자들이 다양성 영화에 출연하는 것을 쉽게 볼 수 있으나 한국영화에선 좀처럼 보기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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