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 대 민간 주택공급량 격차 심화
1.31대책에 따라 장기임대주택이 대거 공급되고 공영개발 방식을 택할 공공택지 개발이 추진될 경우 사실상 국내 주택시장은 '국유화'가 될 전망이다.
이번 대책은 2017년까지 공공임대주택을 현재 80만가구에서 340만 가구로 늘려 전체 주택 중 임대주택이 차지하는 비율을 '선진국'수준인 20%로 끌어올린다는게 주요 목표다.
이를 위해 정부는 당초 2017년까지 공급할 예정이던 185만 가구에서 155만 가구를 확대공급하며, 올해부터 2019년까지 연간 약 7조원 대의 부동산펀드를 조성해 재원으로 활용할 방침이다.
또 공공분양 아파트 공급도 당초 계획보다 절반가량 늘릴 계획이다. 정부는 지난해 11.15대책에서 나온 '주택공급로드맵'에서 2006년부터 2010년까지 수도권 지역에 공급될 공공분양물량을 연간 3만5000가구로 구상했다.
하지만 이번 1.31대책에서는 공공부문 기능 강화를 위해 수도권 공공 주택 공급물량을 연 5만가구까지 늘리기로 결정함에 따라 당초 53:47 비율이던 공공:민간 주택공급량은 더욱 큰 차이가 나게될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정부는 민간택지 내 분양가 상한제 실시를 골자로 하는 1.11대책에서 '민간·공공 공동개발사업'을 명시해놓은 만큼 공공 주택 공급은 현 추정치 보다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더욱이 정부는 지난 11.15대책에서 DTI 확대적용을 통해 은행권의 주택담보대출을 사실상 통제하고 현재 자본금이 3700억원 가량인 주택금융공사를 더욱 강화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정부의 구상이 완료되는 시점인 2017년 경에는 주택 공급에 이어 주택 대출까지 기존 주택을 제외한 나머지 주택시장은 사실상 국유화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국유화가 된다고해서 주택 구입 가격이 저렴해진 것은 아니다.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10년 장기임대 주택 30평형대의 월 임대료가 현재 25평형대 임대주택 월 임대료의 두배 반이 넘는 52만원 선에 책정될 전망이라 현재와 같은 집값 고비용 구조는 그대로 남게 된다.
정부가 장기 임대주택의 월임대료를 이렇게 높게 산정한 이유 역시 '주택시장 국유화 과정'의 한 단계로 분석된다. 이번 대책에서 정부는 장기 임대주택의 추정 월 임대료(52만원)를 펀드 조성의 변수로 활용할 것이라 밝혀 사실상 펀드조성 재원으로 활용할 방침임을 내비췄다.
더욱이 일각에서는 서울 수도권의 경우 30평형대 아파트의 월 임대료가 52만원선에 유지되기가 힘들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어 이 경우 정부의 부동산 공공펀드의 재정 압박이 심해질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같은 정부의 '주택시장 국유화에 대해 업계의 반발도 거세질 전망이다. 한 건설업체 관계자는 "주택시장에서 민간과 공공은 서로 맡은 역할과 기능이 있다"며 "이번 대책은 사실상 정부가 주택시장에서의 민간의 역할을 인정하지 않겠다는 반 시장적 정책"이라고 반발했다.
한 부동산정보업체 관계자는 "2001년 이후 나타나고 있는 부동산 폭등은 임대아파트가 부족해 일어난 현상이 아니라 재산 가치를 염두에 '투자'로 인해 나타나고 있는 것"이라며 "임대아파트 공급 확대보다는 전국민에게 주택 갖기를 권장하는 것이 현 시점에서 더 효율성 있는 정책"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