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병원 명단 공개 기자회견 계획했다가 돌연 취소된 데 이어 2번째
대한병원협회가 당초 7일 오후로 예고했던 기자회견을 취소하면서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대응에 있어 정부와 민간과의 혼선 및 갈등이 가중될 전망이다.
앞서 병원협회는 지난 5일 정부가 메르스 환자 발생 의료기관 명칭을 비공개하는 것이 논란을 확산시키고 있다고 판단, 자체적으로 공개 방침을 정하고 기자회견을 계획했다가 돌연 취소한 바 있다.
병원협회 관계자에 따르면 협회는 이날 오전 11시 최경환 국무총리 직무대행의 정부종합대책 발표에 따라 오후 2시에 협회 14층 대회의실에서 진행할 예정이었던 메르스 관련 기자회견을 취소했다.
최경환 국무총리 직무대행은 이날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긴급회견을 갖고 24곳의 병원 명단을 포함한 메르스 대응 조치를 발표했다. 최 총리대행은 “실제 감염경로는 병원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면서 “이에 따라 병원에 대한 강력한 통제가 불가피하게 됐다”고 병원명단 공개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다소 늦은 감이 있지만 정부가 메르스 발생 2주 만에 확진환자가 발생하거나 경유한 병원의 명단을 밝히면서 명단 비공개에 따른 그간의 논란과 비판을 어느 정도 해소했음에도 불구하고, 메르스 확산 방지를 위한 대응에는 혼선만 가중되는 양상이다.
정부가 이날 발표한 메르스 환자 발생·경유 병원 명단에 일부 잘못된 내용이 담겨 불필요한 혼란을 불러일으킨 것을 비롯, 지난 5일에 이어 병원협회 기자회견이 취소됨으로써 정부와 민간과의 손발이 맞지 않음이 다시 한번 드러나게 됐다.
특히 5일 병원협회의 메르스 병원 명단 공개 기자회견이 취소됐을 당시 정부에서 협회에 명칭을 공개하지 말라고 압박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기도 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메르스 대응 관련 정보는 최대한 공개하되 창구는 보건복지부로 일원화하기로 했지만, 지자체와 교육청을 비롯해 민간과의 협력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며 “민관이 협력하는데 있어서 손발이 맞지 않는 인상을 줘 국민에게 불필요한 혼선을 주지 않도록 정부가 메르스 대응 관련 정보를 공개하는 데 있어서도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