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투자자가 증시로 속속 발길을 돌리면서 이들이 증시의 흐름에 미치는 영향력도 확대되고 있다.
단기적인 차익실현에 주력하는 개인투자자의 투자 성향이 증시의 변동성을 키우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1~9일 코스피 시장에서 개인의 순매수 규모는 3212억원에 달한다. 이는 2월(-8400억원)과 3월(1579억원)의 같은 기간과 비교해 크게 증가한 규모다.
먼저 개인투자자의 거래비중이 늘어난 점은 증시활성화를 가늠케 하는 긍정적인 지표로 해석된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개인투자자들의 증권사 신용대출이 증가할 수 있다는 우려와 함께 그에 따라 증시의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금융투자협회 자료를 보면 지난달 30일 기준 전체 신용거래 잔고금액은 6조5000억원 수준으로 급증한 상태다. 2011년 8월 이후 3년여 만에 최대치다. 개인투자자가 증권사 자금을 빌려 투자한 규모다.
이 가운데 유가증권시장에 흘러들어온 금액은 2조9944억원이다. 금리인하를 피해 금융권을 빠져나온 자금과 함께 채권시장 탈출자금이 속속 주식시장에 스며들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개인투자자의 증기 복귀가 속도를 내면서 이들이 차지하는 전체 거래대금 비율도 크게 높아지고 있다. 반면 전문가들은 "신용거래 주식 대부분이 차익매물 실현을 위해 일순간 시장을 빠져나갈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함께 내고 있다.
외국인이나 기관에 비해 투자 여력이 상대적으로 넉넉하지 않은 소액투자자들이 이자가 싼 돈을 빌려 이른바 ‘단타치기’에 몰두할 수 있다는 의미다.
나아가 올 하반기 증시 가격제한폭이 30%까지 확대되면 시장의 변동성을 키우는 요인으로 함께 작용할 수 있다.
이같은 유동성 장세의 증시 변동성은 외국인의 투자향방에 따라 급격한 변화를 맞을 것으로 관측된다. 실제 외국인이 이달 1~9일 코스피 시장에서 사들인 금액은 1620억원으로 2월과 3월 같은 기간에 비해 크게 줄어들었다. 외국인투자자가 유가증권시장에 투입하는 자금을 줄이고 개인투자자의 거래만 남을 경우 거래대금이 결국 감소할 것이라는 우려도 함께 나온다.
김민규 KB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유동성장세는 개인투자자의 거래 증가가 크게 작용한 반쪽짜리 거래대금 증가”라며 “주요 기업실적이 좋아질 때까지 걸릴 시간을 생각하면 거래대금 감소가 다시 찾아올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