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해: 왕이 된 남자’ ‘범죄와의 전쟁: 나쁜놈들 전성시대’ ‘군도: 민란의 시대’ ‘해적: 바다로로 간 산적’ ‘조선명탐정: 각시투구꽃의 비밀’... 최근의 흥행작에는 ‘부제’가 달려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부제는 이제 없으면 왠지 허전해보이기까지 한 영화계의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짧은 두 세 ‘글자’만으로 이루어진 제목들이 득세하던 영화판의 지형도가 이제는 부제를 동반한 영화제목으로 변신을 꾀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트렌드의 출발점은 시리즈물의 제작이 활발한 프랜차이즈 외화에서 비롯되었다. ‘캐리비안의 해적’ ‘미션 임파서블’ ‘트랜스포머’ ‘터미네이터’ 등은 ‘세상의 끝에서’ ‘고스트 프로토콜’ ‘사라진 시대’ 등의 부제를 통해 전작과의 차별화를 꾀했다. 김상호 영화평론가는 “할리우드 시리즈물의 부제에는 하나같이 영화에 대한 힌트가 담겨 있다. 타이틀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부제를 달고 등장한 한국영화도 많아졌다. 실제 최근 흥행작의 대부분이 부제를 달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 영화는 숫자로만 속편을 인식시키는 방법에서 탈피하여 부제를 적극 활용해 전작과의 연결고리를 유지한다. 이와 동시에 독창성을 부여하여 관객들의 발길을 극장으로 이끄는 일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이런 흐름에서 한국 영화들 역시 자유롭지 못하다. 최근 흥행작 대열에 이름을 올린 영화들만 봐도 그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