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저 감사할 따름이다. ‘해운대’가 1000만을 넘었을 때는 기쁘고 설레는 마음이 컸는데, 지금은 많은 관객 여러분이 저의 진심을 조금이나마 알아주신 것 같아 감사하다. 관객 여러분께 그저 고마운 마음 뿐.”
영화사상 최초 두 편의 1000만 영화감독이 된 윤제균 감독은 감격스런 마음을 감추지 않았다. 윤제균 감독은 ‘국제시장’의 1000만 돌파로 2009년 ‘해운대’에 이어 한국 영화사상 최초로 두 편의 1000만 영화를 탄생시킨 감독이 됐다.
‘국제시장’은 올해 첫 1000만 영화라는 사실로 의미를 갖는다. 3년 연속 1억 관객을 돌파한 한국영화계에서 연초 흥행 계보의 물꼬를 텄다는 점에서 영화계는 환영했다. 5년 만에 메가폰을 잡은 윤제균 감독은 “‘국제시장’은 남다른 작품이다. 개인적인 사연에서 출발했다. 아버지께서 일찍 돌아가셨다. 살아계실 때 고맙다는 말을 못해 한이 되었다. 나이 들어 내가 아버지가 되어 고맙다는 이야기를 하는 작품이다. 다른 영화와 달리 남다른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국제시장’의 1000만 달성 분석도 ‘세대 간 소통’에 기인한다. 젊은 관객층에게는 이전 세대의 치열한 삶을 보여주며 무뚝뚝했던 아버지의 고충을 간접적으로 체험하게 했으며 4050 세대에게는 지난 추억의 향수를 돌아보며 잃어버린 에너지를 재충전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했다. 윤제균 감독은 “한국 현대사가 이렇게 파란만장할지 몰랐다. 영화를 만들면서도 느꼈지만, 우리나라 현대사는 영화보다 더 영화 같다. 그 안에 감독으로서 하고 싶은 이야기가 명확했다. 사람 냄새 나는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1000만 흥행 감독이냐 인간적인 감독이냐”라는 질문에 윤제균 감독은 “1000만은 하늘이 준 선물일 뿐이다. 1000만 감독이 됐다고 해서 특별한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니다. 운이 좋아 많은 사람에게 사랑받았지만 난 서민적인 감독이다. 소시민의 마음을 가장 잘 알고 공감할 수 있는 감독이라고 생각한다. 영화감독 윤제균이 아니라 인간 윤제균으로 봐 달라. 대한민국에 살고 있는 가장 보편적인 정서를 가진 사람이다”라고 답했다. 윤제균 감독은 또 “흥행은 아무도 모른다. 제 신조가 ‘관객은 신이다’라는 것이다. 성공도 해보고 실패도 해봤지만 관객이 세상에서 제일 무섭다. 관객의 평가는 정말 냉정하다. 영화를 제작할 때마다 두렵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