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예상 웃돌아 비교적 선방했다는 평가…IMF, 올해 중국 성장률 전망 6.8%로 하향
중국의 지난해 경제성장률이 24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그러나 시장 전망보다는 좋아 경기둔화에 대한 우려를 다소 줄일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올해 7% 성장률을 지키는 것이 관건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20일(현지시간) 지난해 전체 중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7.4%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중국 정부 목표인 7.5%를 밑돌고 지난 1990년 이후 가장 낮은 것이다. 그러나 중국의 지난해 GDP 성장률은 블룸버그통신 집계 전문가 예상치 7.3%를 웃돌았다.
연말 지표가 개선된 것이 GDP 성장률 호조로 이어졌다는 평가다. 지난해 4분기 GDP 성장률은 전분기와 같은 7.3%로 시장 전망인 7.2%를 웃돌았다.
지난해 전체 고정자산 투자(농촌 제외) 증가율은 15.7%로, 지난해 1~11월의 15.8%에서 소폭 하락했다. 그러나 산업생산과 소매판매는 높은 성장세를 보였다. 지난해 12월 산업생산은 전년 동월 대비 7.9% 증가해 전문가 예상치 7.4%와 전월의 7.2%를 크게 웃돌았다. 같은 기간 소매판매는 전년보다 11.9% 증가해 전월 증가율인 11.7%와 같을 것이라던 시장 전망을 뛰어넘었다.
중국 인민은행이 지난해 11월 약 2년 만에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인하하고 정부가 인프라 프로젝트 승인을 가속화하는 등 하반기 경기부양책을 펼친 것이 효과를 발휘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 경제가 견실한 회복세를 보인 것도 중국의 둔화 속도를 낮췄다는 평가다.
다리우스 코왈치크 크레디트아그리콜 애널리스트는 “중국 경제가 예상보다 좋은 모습으로 새해를 맞이하면서 시장이 안도의 한숨을 쉴 것”이라며 “이날 지표는 추가 부양책에 대한 필요를 낮춰지만 여전히 중국 정부는 리스크를 완화할 수 있는 여력이 있다”고 설명했다.
세계은행(WB)과 국제통화기금(IMF) 등은 중국이 지난해 말 GDP에서 서비스산업 비중을 이전보다 높이는 등 산정방식을 바꿈에 따라 실질구매력(PPP) 기준으로 지난해 중국이 미국을 넘어 세계 최대 경제국으로 부상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달러를 기준으로 한 명목 GDP는 여전히 미국이 17조5000억 달러(약 1경8970조원)으로 약 10조 달러의 중국에 앞서있다.
중국 경제 저성장에 대한 불안은 여전하다. 지난주 WB는 중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을 종전 7.2%에서 7.1%로 낮췄다. IMF도 이날 발표한 ‘세계경제전망 수정’ 보고서에서 중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을 지난해 10월의 7.1%에서 6.8%로 하향 조정했다. 중국 정부는 올해 GDP 성장률 목표를 7%로 낮출 것으로 예상된다.
이 정도 성장세라도 괜찮은 편이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경제규모가 매우 커졌기 때문에 중국이 지금 7% 성장한다고 하면 양적인 측면에서는 수년 전 10% 성장한 것과 마찬가지라고 분석했다.
문제는 중국 경제가 부동산시장 냉각, 지방정부 부채 급증, 기업 디폴트(채무불이행) 등 불안요소들의 연쇄 작용으로 추락했을 경우다.
WB는 “정부의 정책 여력을 봤을 때 중국 경제가 추락할 가능성이 낮다고는 하지만 금융적인 취약함으로 인해 혼란스러워지면 세계 경제에도 적잖은 충격을 줄 것”이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