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5년5개월 만에 60달러 붕괴… 항공해운 ‘수혜’ 정유업계 ‘초비상’

입력 2014-12-12 10:58

  • 작게보기

  • 기본크기

  • 크게보기

국제유가가 원유 공급 과잉에 대한 우려로 5년 5개월 만에 최저치로 떨어지면서 산업계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반면 소비자들은 2009년 2월 이후 처음으로 1ℓ당 1400원대 주유소가 등장하면서 유가 하락이 반갑기만 하다.

11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2015년 1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99센트(1.6%) 하락한 배럴당 59.95달러를 기록했다. WTI의 가격은 2009년 7월 14일 이후 최저치다. 이번 주에만 9% 가까이 하락했고, 배럴당 107달러가 넘었던 지난 6월과 비교할 때는 45%가량 떨어졌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업종에 따라 산업계의 명암이 갈리고 있다. 가장 큰 수혜가 예상되는 곳은 항공과 해운 등 운송업계다. 연료비 절감 효과로 실적 개선이 기대되기 때문이다. 대한항공의 연간 유류 소모량은 약 3200만배럴이다. 유가가 배럴당 1달러만 변동하면 3200만 달러의 유류비를 절감할 수 있다. 운영비용 중 유류비가 20% 안팎 수준인 현대상선, 한진해운 등 해운업계도 유가 하락에 원가절감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자동차업계는 셈법이 조금 복잡하다. 자동차의 경우 과거에는 기름 값이 내려가면 자동차 수요도 늘어난다는 것이 정설이었으나 최근에는 소비심리가 얼어붙은 탓에 구매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 거기다 하이브리드차와 같은 친환경 차의 판매가 상대적으로 줄어들 수도 있다.

석유화학업계 역시 마찬가지다. 당장은 원유에서 뽑아내는 나프타 가격이 내려가 원가 경쟁력이 커질 수 있다. 나프타를 가공해 만드는 기초 화학제품 가격의 낙폭이 유가에 비해 적기 때문. 그만큼 이윤을 확보할 수 있는 부분이다. 다만 원가 하락에 이어 일정 시간이 지나면 제품 가격 역시 내려가 마진폭은 다시 원 상태로 돌아간다. 결국 단기 호재에 불과하다는 의미다.

유가 하락의 직격탄을 맞은 정유업계는 초비상 상태다. 정유사들은 보유한 원유와 석유제품 등의 재고자산을 평가하는데, 취득가보다 시장가가 낮아지면 자산가치가 줄어 손실이 발생한다. 급격한 유가 하락이 반갑지 않은 이유다.

한편, 유가 하락이 지속해 40달러 시대가 도래하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연 4%를 넘을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영국 옥스퍼드대 산하 연구기관 옥스퍼드이코노믹스는 앞으로 2년 동안 유가가 40달러로 떨어지면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연평균 4.06%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뉴스
댓글
0 / 300
e스튜디오
많이 본 뉴스
뉴스발전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