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안보 협력 이행과 국내 기업 참여가 성과 좌우

27일 국회와 정치권에 따르면 정부는 2000억달러 규모 대미 전략투자의 첫 사업으로 223억달러 규모 미국 텍사스 엔시날 가스복합화력발전소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대형 원전과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개발은 추가 검토 대상이다. 전체 투자 약속은 전략투자와 조선 협력 1500억달러를 합친 3500억달러로, 사업별 조건에 따라 집행된다.
엔시날 사업은 AI 데이터센터 등의 전력 수요를 겨냥한다. 정부는 223억달러를 투자해 20년간 430억~450억달러를 회수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예상 회수액이 곧 순이익은 아니다. 금융비용과 배분 조건을 따져야 하고, 전력 구매 기업도 아직 정해지지 않아 장기 전력구매계약(PPA) 확보가 관건이다.
재원 조달도 과제다. 정치권에 따르면 정부는 2027년 외화표시 외국환평형기금채권 발행 한도를 80억달러, 한미전략투자채권 국가보증 한도를 70억달러로 설정했다. 합계 150억달러는 조달 한도로, 전액을 엔시날에 투입한다는 뜻은 아니다. 정부 보증을 활용하는 만큼 원리금 상환 부담도 살펴야 한다.
회수 안전장치로는 사업 청산 때 한국 투자금을 먼저 회수하는 청산우선권과 여러 사업의 수익을 모아 투자금을 회수하는 구조가 알려졌다. 그러나 우선권이 원금 보장을 뜻하지는 않는다. 한국이 원금과 약정이자에 해당하는 금액을 회수하기 전에는 수익을 절반씩, 이후에는 미국 90%, 한국 10%로 배분하는 만큼 실제 한국 몫을 결정할 조건이 중요하다.

한국이 챙길 실익의 출발점은 관세다. 정부가 강조해온 15% 관세 상한에 대한 상호 이해와 반도체 분야에서 주요 경쟁국보다 불리하지 않은 대우가 미국의 실제 조치로 이어져야 한다.
안보 분야에서는 핵잠수함 협력이 관심사다.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2일 현지시간 뉴욕 정상회담에서 투자 논의의 진전을 환영하고 핵잠수함 연료, 농축·재처리, 조선 협력, 전시작전권 전환 등을 논의했다. 그러나 이를 투자의 대가로 모두 확보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미국의 구체적인 동의 범위와 후속 절차가 제시돼야 성과를 판단할 수 있다.
원전은 부담과 기회가 동시에 크다. 최대 1200억달러 규모로 미국형 AP1000 6기와 한국형 APR1400 2기를 건설하는 방안 등이 검토되고 있다. 한국형 원전의 미국 진출과 국내 기업의 기자재·설계·시공 참여가 실익이다. 웨스팅하우스 지분 5~10%와 의결권 확보 논의도 실제 사업상 발언권과 수주 조건 개선으로 이어지는지가 중요하다.
조선 협력 역시 투자액보다 국내 기업의 수주와 기술·기자재 공급, 건조·정비 사업 기회로 평가해야 한다. 투자 집행에 앞서 자금 조달과 손실 분담, 국내 기업 참여 조건을 검증하고 미국 측 약속의 이행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소주현 삼일PwC 글로벌 통상 플랫폼 리더는 ‘한미전략투자공사가 바꾸는 산업·공급망 질서’ 보고서에서 “경쟁의 단위도 기업에서 국가로 바뀌고 있는 만큼, 공급망 내 핵심 역할을 확보하는 것이 성패를 가를 것”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