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성동세무서 ‘늑장 과세’에 납세자 권리 침해...크래프톤 前직원 75억 세금 전액 취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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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세자료 받고 10개월 뒤 세금 예고...권리구제 기회도 박탈
法 “내부 행정 사정으로 납세자 권리 달라져선 안 돼”

▲성동세무서의 크래프톤 전 직원 A 씨에 대한 과세부터 법원 취소 판결까지의 경과. (사진=AI 생성)

과세당국이 크래프톤 전 직원에게 약 75억원의 세금(가산세 포함)을 부과했지만 법원이 이를 전액 취소했다. 세무서가 과세자료를 넘겨받고도 약 10개월간 처분을 미루다가 과세 시한이 임박했다는 이유로 납세자의 사전심사 기회까지 막은 것은 위법하다는 취지다.

27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4부(김영민 부장판사)는 4일 크래프톤 전 직원 A 씨가 성동세무서장을 상대로 낸 종합소득세 부과처분 무효확인 소송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법원은 성동세무서가 A 씨에게 부과한 2018년 귀속 종합소득세 약 75억원을 전부 취소했다.

사건의 발단은 A 씨가 크래프톤에서 받은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이었다. A 씨는 2016년 주당 2500원에 보통주 2만5000주를 살 수 있는 스톡옵션을 부여받아 2018년 행사한 뒤, 2019년 12월 해당 주식을 처분했다. 이후 국세청 감사에서 해당 스톡옵션이 과세특례 대상이 아니라는 판단이 나오면서 세금 문제가 불거졌다.

국세청은 2023년 4월 A 씨가 종합소득세를 부담해야 한다고 판단했고, 관련 과세자료를 같은 해 5월 9일 성동세무서에 넘겼다. 그러나 성동세무서가 실제 A 씨에게 과세를 예고한 것은 약 10개월 뒤인 2024년 3월 12일이었다.

A 씨는 약 75억원의 세금이 부과될 예정이라는 통지를 받은 뒤 '과세전적부심사'를 청구했다. 과세전적부심사는 세금이 부과되기 전 납세자가 과세의 적법성 등을 따져달라고 요청할 수 있는 절차다.

그러나 과세당국은 같은 해 4월 23일 과세예고일부터 법정 과세 시한까지 3개월 이하가 남은 경우 심사를 생략할 수 있다는 구 국세기본법상 규정을 적용해 A 씨 청구를 심사 대상에서 제외했다. 성동세무서는 그로부터 약 일주일 뒤인 5월 1일 A 씨에게 약 75억원을 최종 고지했다.

법원은 과세당국이 사전 심사를 생략할 수밖에 없었던 정당한 사유를 입증하지 못했다고 봐 A 씨의 손을 들어줬다.

▲서울 서초구에 있는 서울행정법원. (박진희 기자 jinhee12@)

재판부는 “이 사건 과세예고통지를 하기까지 약 10개월의 기간이 경과할 동안 성동세무서가 A 씨에 대한 종합소득세 부과 여부를 추가로 검토하거나 관련 사실을 조사했다고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스톡옵션) 행사이익으로 파악한 119억3750만원은 변경 없이 계속 유지된 점에 비추어 보면, 성동세무서가 이 사건 처분을 하기 전에 추가 조사를 할 것이 남아 있던 상황도 아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그러면서 “성동세무서는 A 씨의 지속적인 납부 회피·거부가 과세예고통지 및 부과 처분이 부과제척기간의 만료일이 임박한 시점에 행해진 원인이 된 것이라고 주장하나 세무서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A 씨가 납세의무를 회피하기 위한 적극적인 조작이나 은폐를 시도했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세무서 내부의 업무 인계나 검토 지연 등은 조직·행정상 사정에 불과해 이를 이유로 납세자의 권리구제 기회가 달라져서는 안 된다고 짚었다. 이에 과세전적부심사 기회를 침해한 절차상 하자를 이유로 과세처분 전액을 취소했다.

한편 A 씨는 스톡옵션 행사이익에 비교적 낮은 세율이 적용되는 과세특례를 적용받지 못하면서 세 부담이 늘자, 그 책임이 크래프톤에 있다며 회사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냈지만 패소하기도 했다. 대법원이 2024년 6월 A 씨의 상고를 기각해 판결은 확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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