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 매물 연초보다 11.7% 줄어
서울 아파트 전·월세 시장에서 갱신계약이 신규계약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전셋값이 오르고 매물이 줄면서 이사 대신 재계약을 택하는 임차인이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13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을 분석한 결과 8월 서울 아파트 전·월세 계약(11일 기준) 1만4238건 가운데 갱신계약은 7282건으로 51.1%를 차지했다. 신규계약은 6718건이었다. 계약 구분이 표시되지 않은 238건을 제외하면 갱신계약 비중은 52%다.
갱신계약이 신규계약보다 많아진 것은 올해 들어 처음이다. 전체 계약에서 갱신계약이 차지하는 비중은 1월 44.2%에서 2월 45.9%, 3월 45.1%를 기록했다. 4월에는 41.8%로 낮아졌다가 5월 45.8%, 6월 44.4%, 7월 46.3%를 기록했다. 8월 들어 51.1%로 뛰면서 처음 절반을 넘었다.
특히 전세에서 재계약 쏠림이 뚜렷했다. 8월 서울 아파트 전세계약 7115건 중 갱신계약은 4209건으로 59.2%다. 계약 구분이 없는 149건을 빼면 갱신 비중은 60.4%다. 8월 서울 아파트 월세 계약의 경우 총 7123건 가운데 갱신계약은 3073건으로 43.1%였다.

전셋값이 오른 데다 이사 비용과 중개보수 부담까지 커지면서 임차인이 기존 집에서 계약을 연장하는 사례가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자녀 전학과 출퇴근 문제도 이사를 주저하게 하는 요인이다. KB부동산의 8월 주택가격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평균 전세가격은 7억1178만원으로 1년 전 6억5179만원보다 5999만원(9.2%) 올랐다.
전세 매물도 줄었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11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은 2만357건으로 연초 2만3060건보다 11.7% 감소했다. 임차인 입장에서는 보증금을 올려주더라도 현재 집에서 계약을 연장하는 편이 새집을 구하는 것보다 낫다고 판단할 수 있는 상황이다.
2020년 개정된 주택임대차보호법에는 계약갱신요구권과 전·월세 상한제가 도입됐다. 계약갱신요구권을 행사하면 임대료 증액률은 5% 이내로 제한된다. 반면 신규 계약에는 이 같은 상한이 적용되지 않는다. 전셋값이 오를수록 신규 계약과 갱신계약 간 보증금 격차가 벌어질 수 있는 구조다.
실제 신규 계약과 재계약의 보증금 격차도 커졌다. 부동산 플랫폼 직방이 동일 단지·동일 면적에서 신규 계약과 재계약이 모두 이뤄진 사례를 분석한 결과 서울 아파트 전용면적 59㎡의 신규·재계약 간 전세보증금 중앙값 차이는 1월 3500만원에서 6월 7750만원으로 두 배 넘게 벌어졌다.
전문가들은 전·월세 시장을 안정시키려면 민간의 임대주택 공급 기능을 살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임미화 전주대 부동산국토정보학과 교수는 "실거주를 장려하는 정책은 전·월세 매물을 줄이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며 "민간임대주택사업자 제도와 다주택자의 공급 기능을 살려 임대주택 물량을 늘려야 전월세 시장을 안정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