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실가스ㆍ생산량 동시에 '뚝'… 전형적 '불황형 감축' [탄소감축의 민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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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다배출기업, 업황 부진 속 2021년 대비 2025년 배출·생산량 동반 감소
포스코 배출 11%↓·조강생산 9.7%↓…2파이넥스 생산 축소 영향
삼표·롯데케미칼도 클링커·주요 화학제품 생산 줄며 배출 감소
생산단위 배출량은 소폭 개선…구조적 감축은 공정 전환이 관건

(그래픽=김소영 기자 sue@)

배출권거래제 제3차 계획기간(2021~2025년) 동안 철강·시멘트·석유화학 등 다배출 제조 대기업의 온실가스 배출량이 일제히 감소했다. 그러나 탄소 감축 혁신보다는 건설경기 침체와 글로벌 업황 부진에 따른 생산량 축소가 낳은 ‘불황형 감축’으로 나타났다.

7일 본지가 국가온실가스종합관리시스템(NGMS)과 각사 사업·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전수 분석한 결과, 발전 부문을 제외한 주요 제조업종에서 2021년 대비 2025년 배출량 감소 폭이 가장 큰 기업은 포스코·삼표시멘트·롯데케미칼로 집계됐다.

이들 기업의 배출량 감소세는 생산량 급감과 궤를 같이했다. 포스코의 배출량은 2021년 7848만3858tCO2eq(이산화탄소환산톤)에서 2025년 6984만6022t으로 11.0% 줄었다. 같은 기간 국내 조강 생산량도 3826만3000t에서 3453만7000t으로 9.7% 동반 감소했다.

중국산 저가 철강재 공습과 국내 건설경기 침체로 철강 수요가 얼어붙은 결과다. 수익성이 악화한 소형 2파이넥스(2FINEX) 설비의 가동 중단을 앞두고 생산을 단계적으로 줄인 점도 직접적인 영향을 줬다.

포스코 관계자는 "2021년은 코로나19 이후 일시적으로 철강 수요가 증가한 시기"라며 "이후에도 생산량 감소뿐 아니라 탄소감축 기술 개발과 수익성 제고, 생산체제 효율화, 탄소규제 대응을 위한 설비 운영 재편도 배출량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시멘트와 화학 업계의 상황도 판박이다. 삼표시멘트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2021년 591만2105t에서 2025년 426만9882t으로 27.8% 급감했다. 그러나 핵심 중간재인 클링커 생산량 역시 694만5000t에서 514만t으로 26.0% 곤두박질쳤다.

롯데케미칼 배출량 역시 705만9734t에서 537만2049t으로 23.9% 줄었다. 에틸렌·프로필렌 등 주요 제품 8종의 생산량이 686만1000t에서 635만7517t으로 7.3% 감소한 탓이다. 석유화학 공급 과잉과 글로벌 수요 둔화에 따른 가동률 조정이 배출 감소를 이끌었다. 롯데케미칼 관계자는 "석유화학 업황 둔화와 대내외 경기 침체에 따른 생산량 및 가동률 조정의 영향이 작용한 것"이라며 "에너지 효율 개선과 공정 최적화 등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활동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업들은 폐열 회수와 순환자원 대체 등 감축 노력을 병행했다고 설명한다. 하지만 생산 1단위당 배출량을 뜻하는 ‘원단위’ 개선은 극히 미미했다. 포스코의 조강 1t당 온실가스 배출량은 2021년 2.05t에서 2025년 2.02t으로 1.5% 낮아지는 데 그쳤다. 삼표시멘트의 클링커 1t당 배출량도 851kg에서 831kg으로 2.4% 개선되는 수준에 머물렀다. 기술 혁신을 통한 획기적인 원단위 감축보다는 생산라인 가동을 줄여 배출량 절대치를 깎아내린 셈이다.

전문가들은 생산량 축소에 기댄 배출 감소를 탄소중립 성과로 포장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한다. 공장 가동률이 정상화되면 배출량도 다시 튀어 오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정은 한국환경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철강·석유화학의 배출량 감소는 경기 부진에 따른 생산 감소가 결정적 요인”이라며 “생산이 회복되면 배출량도 반등하는 만큼 경제성장과 온실가스 감축이 동시에 달성되는 진정한 ‘디커플링(탈동조화)’ 체질을 구축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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