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거주 1주택 세제 ‘부분 후퇴’ 가닥⋯“예외 늘려도 사각지대 불가피”

종부세 공제·상한 완화⋯장특공제도 손질
"거주·비거주 구분 한계⋯기준 재설계해야“

▲서울 강남의 한 부동산 중개업소에 안내문이 게시돼 있다. 고이란 기자 photoeran@ (이투데이DB)

정부가 비거주 1주택자의 종합부동산세·양도소득세 부담을 덜어주는 방향으로 세제개편안 보완에 나설 전망이다. 종부세 공제 수준을 높이고 불가피한 비거주 사유를 폭넓게 인정하는 방안 등이 거론된다. 다만 전문가들은 개인마다 주택에 거주하지 못하는 사정이 다양한 만큼 예외 조항을 추가하는 방식만으로는 사각지대를 해소하기 어렵다며 거주·비거주를 구분하는 과세 기준 자체를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24일 관가와 정치권 등에 따르면 정부는 다음 달 3일 세제개편안 국회 제출을 앞두고 비거주 1주택자에 대한 과세 방안을 재검토하고 있다. 전날 열린 고위당정협의회에서도 비거주 1주택자에 대한 보완 필요성과 불가피한 비거주 사유의 인정 범위를 확대해야 한다는 데 당정 간 공감대가 형성됐다.

현재 정부안은 비거주 1주택자의 종부세와 양도세 혜택을 동시에 축소하는 내용을 담았다. 종부세 기본공제는 현행 12억원에서 9억원으로 낮아지고 세 부담 상한은 150%에서 200%로 높아진다. 양도세 장기보유특별공제도 단계적으로 거주 중심으로 개편해 2029년부터 보유기간에 따른 공제를 폐지한다.

정부는 불가피한 사유로 실거주하지 못하는 1주택자를 위해 일부 예외를 마련했다. 해당 주택에서 1년 이상 계속 거주한 뒤 취학이나 직장 변경·전근, 질병·요양, 학교폭력 피해에 따른 전학, 해외 체류, 60세 이상 부모 봉양 등을 이유로 다른 시·군으로 옮긴 경우 비거주 기간을 최장 3년까지 거주기간으로 인정하는 방식이다.

예상되는 보완 방안으로는 우선 비거주 1주택자의 종부세 기본공제를 정부안인 9억원보다 높이거나 200%로 상향한 세 부담 상한을 낮추는 방안 등이 거론된다. 현행 12억원의 기본공제를 유지하거나 거주·비거주 구분 자체를 없애는 방안도 선택지다. 다만 정부와 청와대가 그간 '실거주 원칙'을 강조해온 만큼 비거주 1주택자의 기본 공제를 정부안보다 상향하되 실거주자와는 차등하는 12억원 수준에서 절충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비거주 예외 인정 범위 역시 실제 주거 이동 사유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이어지면서 수정이 예상된다. 육아나 가족 돌봄 등 정부안에 명시되지 않은 사유로 집을 떠나거나 1년을 채워 거주하기 전에 불가피한 사정이 발생한 경우, 같은 시·군 안에서 거처를 옮긴 경우 등은 현재 정부안으로는 예외를 적용받기 어렵다. 이에 따라 비거주 예외 사유에 육아·양육이나 가족 돌봄 등을 추가하고 세부 요건을 완화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단순히 예외 인정 범위를 넓히는 데 그치지 않고 거주·비거주를 나누는 과세 기준 자체를 재검토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직장과 가족, 교육 등 집에 거주하지 못하는 사정이 개인마다 다른 만큼 예외를 하나씩 추가하는 방식으로는 또 다른 사각지대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고준석 연세대 상남경영원 교수는 "비거주 1주택자를 무조건 투기로 간주하고 예외를 두는 것 자체가 과잉 일반화의 오류가 될 수 있다"며 "예외를 10개 정해 놓으면 또 다른 10개의 예외가 생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거주를 유도하는 과정에서 임대차 시장의 부담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비거주 1주택자가 강화된 세 부담을 피하기 위해 직접 입주하는 사례가 늘어나면 기존 전·월세 매물이 감소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투기 목적으로 주택을 보유한 비거주자까지 실거주자와 동일하게 취급하기보다 투기성 보유 여부를 가려낼 수 있는 명확한 기준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윤수민 NH농협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비거주 주택에 대한 규제가 무조건 잘못됐다고 보지는 않는다"며 "실제 투기 목적으로 주택을 보유하는 경우도 있는 만큼 이를 촘촘하게 가려낼 수 있는 기준을 만들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예외 범위도 국민적인 공감대를 만들어가야 할 부분"이라며 "충분한 공감대 없이 규제를 먼저 발표하면서 반발이 생긴 측면이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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