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실련 "종부세 실거주 차등 형평성 우려⋯청년ISA·IRP 고소득층 혜택"

기사 듣기
00:00 / 00:00

실거주 1주택 종부세 기준 14억원 상향에 "똘똘한 한 채 쏠림 우려"
생산세액공제·지방투자 세제지원은 긍정 평가…재정건전성 보완 주문

▲손미경 미술기자 sssmk@ (재정경제부)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이 정부의 2026년 세제개편안 가운데 종합부동산세를 실거주 여부에 따라 차등하는 방안이 과세 형평성을 훼손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청년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와 개인형퇴직연금(IRP) 세제지원 역시 납입 여력이 있는 상대적 고소득 청년층에 혜택이 집중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반면 국내생산세액공제 신설과 지방투자 세제지원 확대에는 긍정적인 평가를 내놨다.

경실련 재정세제위원회는 18일 2026년 세제개편안에 대한 논평을 내고 지방분권과 성장산업 지원, 세입기반 보완을 위한 내용이 담겼다는 점은 긍정적이지만 지속가능한 재정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구조적 개혁은 부족하다고 평가했다. 최근 세수 개선이 반도체 경기 회복 등 경기순환적 요인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경실련은 우선 부동산 세제에서 실거주 중심으로 과세체계를 개편하는 방향에는 공감하면서도 종부세 차등에 대해서는 형평성 문제를 제기했다.

정부는 종부세 1세대 1주택 과세기준을 실거주자의 경우 공시가격 14억원으로 높이고 비거주 1주택자는 9억원으로 낮추기로 했다. 경실련은 이에 대해 "종부세의 형평성을 훼손할 뿐 아니라 '똘똘한 한 채'로의 쏠림으로 인해 주택가격의 양극화가 심화될 우려가 크다"고 지적했다.

주택분 종부세 공정시장가액비율을 현행 60%에서 70~80% 수준까지 단계적으로 올리는 방안은 과도한 감세수단으로 활용된 제도를 일부 정상화한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봤다. 그러나 공정시장가액비율 자체가 조세법률주의에 위배될 수 있다며 폐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다주택자 중과세율을 일부 완화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다주택 보유에 따른 불로소득 억제 기능이 약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청년층 세제지원에 대해서도 정책 효과가 계층별로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청년형 생산적 금융 ISA 납입금에 10% 소득공제를 신설하는 것은 청년의 국내 자본시장 참여와 자산 형성을 지원한다는 취지는 긍정적이지만 저임금·비정규직 청년에게는 실질적인 혜택을 주기 어렵다는 것이다.

IRP 납입에 대한 세제지원 확대도 사회 초년생의 장기 저축과 노후소득 보장이라는 취지는 타당하지만 연금 납입 여력이 있는 상대적 고소득 청년층에 혜택이 집중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경실련은 일부 특례가 편법적인 부의 이전 수단으로 활용될 가능성도 있다며 국회 논의 과정에서 보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국내생산세액공제 신설에는 긍정적인 평가를 내놨다. 경실련은 지정학적 위기와 보호무역주의 확산 등을 고려할 때 기업의 국내 생산을 유도하기 위한 생산세액공제 신설이 "시의적절한 조치"라고 평가했다. 다만 국내 생산 확대가 실제 국내 투자와 고용으로 이어지도록 경제·산업정책을 병행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지방투자 세제지원도 긍정적으로 봤다. 정부는 지방에서 R&D나 시설·설비 투자를 하는 경우 기존 기본공제율에 1.2~1.5배의 할증계수를 적용하기로 했다. 경실련은 인력 확보와 물류비 등 지방 투자의 상대적인 불리함을 세제 혜택으로 보상한다는 점에서 실효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지방 이전이나 특구 입주로 세액감면을 받은 기업이 감면세액의 30% 이상을 투자·R&D·고용·상생협력 등의 형태로 해당 지역에 환류하도록 한 제도도 지역균형발전에 효과가 클 것으로 내다봤다.

가업상속공제 개편 역시 대체로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가업을 '전문 기술 및 경영상 노하우를 보유한 기업'으로 정의하고 장기 경영과 사후관리 요건을 강화한 것은 제도 남용을 방지하는 조치라고 봤다. 전문경영인이나 임직원, 매수기업 등 제3자를 통한 사업승계도 기술 전수와 일자리 창출이라는 취지를 실현할 수 있는 "전향적 입법"이라고 평가했다.

경실련은 이번 세제개편안의 한계로 지속가능한 재정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구조적 개혁이 부족하다는 점을 꼽았다. 반도체 등 특정 산업의 경기 회복에 따른 일시적 세수 증가에 안주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경실련은 국회 논의 과정에서 불합리한 비과세·감면을 정비하고 실효세율을 높이는 한편 국내생산세액공제와 지방 이전·투자 세제지원에는 실제 투자·고용·R&D 확대 여부를 검증할 사후평가와 환수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정책 효과가 입증되지 않은 조세특례는 폐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뉴스
많이 본 뉴스
댓글
0 / 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