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금운용계획 20% 범위 내 국회 사전 의결 없이 변경 가능한 구조 '최대 쟁점'
조국 "불평등 완화에 최우선 사용돼야"…9월 3일 예산안 제출 시 세수 규모 공개
정부가 반도체 초호황 등에 따른 추가 세수를 비축해 첨단산업 등에 투자하는 100조원 규모의 ‘미래대응기금’ 신설을 추진하면서 국회 입법 과정에서 진통이 예상된다.
정부와 여당은 세수 변동 충격을 완화할 ‘재정 안정화 저수지’가 필요하다는 입장이지만, 야당은 이를 국회 통제를 벗어난 ‘편법 저수지’이자 ‘정부 쌈짓돈’으로 규정하며 반발하고 있다.
23일 기획예산처에 따르면 정부가 신설을 추진하는 미래대응기금은 반도체 호황 등으로 세수가 충분할 때 여유 재원을 적립했다가 경기 둔화나 세수 부족 시에 활용하는 일종의 ‘재정 저수지’로 설계된다.
경기 호황기에 확보한 여유 재원을 미리 비축해 잠재성장률 제고를 위한 투자 재원으로 활용하고, 세수 결손 때는 재정을 보강하겠다는 취지다.
하지만 기금이 실제 설치되기까지 넘어야 할 산이 많다. 당장 추가 세수의 활용 우선순위를 두고 여야의 시각차가 뚜렷하다.
정부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호황기에 일부를 비축해 향후 세수 결손이나 경기 둔화에 대응하는 것이 재정 운용 측면에서 효율적이라는 입장이다. 반면 국민의힘은 1300조원을 넘어선 국가채무를 상환해 이자 부담을 줄이는 데 우선 활용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입법 과정의 최대 쟁점은 ‘기금 운용의 재량성’과 ‘국회 통제권’이다. 일반 예산과 달리 사업성 기금은 국회의 사전 의결 없이도 지출 규모를 20% 범위에서 변경할 수 있다.
야당은 이를 두고 국회의 예산 통제권을 무력화하는 사실상의 ‘상시 추경’이라고 비판한다. 정부는 회계연도 중 발생하는 긴급한 정책 수요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기금의 장점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야권의 비판은 기금의 사용처와 재정 안정성 문제로도 향하고 있다.
조국 혁신정책연구원장은 23일 페이스북을 통해 미래대응기금이 첨단산업 투자뿐 아니라 청년 주거와 일자리 지원 등 불평등 완화에 우선 배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 원장은 “매년 역대급 반도체 특수를 누릴 수 있다는 보장이 없는 상황에서 장기 투자가 그해 세수 성적에 따라 늘었다 줄었다 하는 것은 기금의 존재 이유와 모순된다”고 지적했다.
기금 조성이 오히려 국가 재정의 경직성을 심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세수 호황기에 빚을 먼저 줄이지 않고 투자에 집중할 경우 향후 경기가 꺾였을 때 지출 부담과 이자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기금 도입과 함께 개편되는 ‘지방재정교육교부금’의 전년 총액 보장 규정 역시 세수 감소 시 재정 부담을 가중시킬 뇌관으로 지목된다. 호황기에 불어난 교부금이 이후 경기 침체기에도 줄어들지 않고 하한선으로 굳어지면서 세수 부족 시 정부의 재정 압박을 키울 수 있다는 지적이다.
정부는 다음 달 3일 2027년 예산안과 함께 미래대응기금 특별법안을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확정된 추가 세수 규모도 공개될 예정이어서 기금의 타당성과 재정 건전성을 둘러싼 여야 공방은 한층 거세질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