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해도 붙잡지 못했다…외국인 유학생 절반, 졸업 후 한국 떠나 [외국인 유학생 30만 시대]②

기사 듣기
00:00 / 00:00

[편집자주] 올해로 3회째를 맞는 본지 ‘외국인 유학생 네트워크(ISN) 200’을 앞두고, 30만 명 시대 외국인 유학생 정책의 현주소를 짚어본다. 한국에서 공부한 유학생들이 학업을 마친 뒤 국내 산업 현장으로 이어지지 못하는 이유를 살피고 이들을 필요한 인재로 키워 정착시키기 위한 취업·정주 사다리를 모색해 봤다.

교육부, 법무부 연계 유학생 졸업 후 진로 조사
체류 종료 1년 새 35.6%→42.9%로 확대
취업률 올라도 국내 정착으로 연결은 한계

국내 대학을 찾는 외국인 유학생이 빠르게 늘면서 이제는 ‘얼마나 유치하느냐’보다 ‘얼마나 국내에 남게 하느냐’가 더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학업을 마친 외국인 인재 상당수가 국내 취업과 정착으로 이어지지 못한 채 이탈하고 있어, 유학생 정책의 무게중심을 ‘취업과 정주’로 옮겨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8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외국인 유학생의 졸업 이후 국내 정착률은 오히려 뒷걸음질친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부와 한국교육개발원의 ‘2024년도 고등교육기관 졸업자 취업통계조사’에 따르면 체류 종료자는 전년 1만1701명에서 1만5576명으로 3875명 늘었다. 전체 외국인 졸업생이 10.3% 증가하는 동안 체류 종료자는 33.1% 늘어 증가 속도가 3배 이상 빨랐다.

전체 졸업생에서 체류 종료자가 차지하는 비중도 35.6%에서 42.9%로 7.3%포인트(p) 높아졌다. 체류 종료는 조사 기준일 당시 국내 체류에 필요한 유효한 비자가 없는 상태를 뜻한다. 교육부 관계자는 이를 "사실상 출국한 인원"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취업과 진학 지표는 함께 개선되는 모습을 보였다. 취업자는 전년 3607명보다 1386명(38.4%) 증가한 4993명으로 집계됐다. 공식 취업률은 21.7%에서 33.4%로 11.7%포인트 상승했다. 학제별 취업률은 대학원과정이 34.8%로 가장 높았고 대학과정 32.9%, 전문대학과정 30.5% 순이었다. 취업자는 대학원과정 2270명, 대학과정 2098명, 전문대학과정 625명이었다. 진학자 역시 4509명에서 5643명으로 1134명 늘었고, 진학률은 13.7%에서 15.6%로 1.9%포인트 올랐다.

취업과 진학이 모두 늘었지만 체류 종료 비중도 함께 높아진 만큼, 유학생 유치를 실질적인 국내 취업과 정착으로 연결할 정책적 뒷받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번 통계는 교육부가 외국인 유학생의 졸업 이후 진로를 파악하기 위해 국가·공공기관의 행정자료를 본격적으로 연계한 첫 조사다. 교육부 관계자는 “유학생 중 우수 인재가 지역 산업 발전과 연계해 취업하고 정주할 수 있도록 지원할 필요가 있다”며 “유학생 정책의 전 주기에 걸친 체계적인 지원을 위해 부처 간 협업을 지속해서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외국인 유학생의 한국 취업 의지가 높더라도 실제 취업과 정주로 이어지는 과정에는 여전히 높은 장벽이 있다고 지적한다.

윤인진 고려대 사회학과 교수는 “국내에 체류하며 취업하려는 의지는 강하지만 실제로 체류하기 어려운 가장 큰 이유는 결국 직장을 구하기 어렵기 때문”이라며 “내국인 청년도 졸업 후 취업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외국인 유학생은 외국인이라는 이유로 기업의 편견이나 역량에 대한 우려까지 더해져 취업 문턱이 더 높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뉴스
많이 본 뉴스
댓글
0 / 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