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복·수능 원서비도 '현금성 복지'…2600억 뜯어보니 [교부금 개편 논란 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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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용품자격증 응시료까지 지원…“가정 부담 덜어줘”
"현금으로 줬느냐보다 교육 기회 보장에 쓰였는지 봐야“

▲교육청 '현금성 복지' 주요 지원 내용 (교육부)

'선심성 지원'이라는 비판을 받아온 교육청의 현금성 복지 사업 상당수가 교복·학용품, 수능 원서비, 대입전형료 등 학생 교육에 필요한 비용을 지원하는 데 쓰인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계에서는 지급 방식보다 사업의 필요성과 교육적 효과를 기준으로 평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7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교육부가 파악한 '시도교육청 현금성 복지 현황'에 따르면 서울교육청은 입학준비금으로 초등학생에게 20만원, 중·고등학생에게 30만원을 지급하고 있다. 지원금은 교복을 포함한 의류와 체육복, 가방, 신발, 도서·문구, 안경 등 입학에 필요한 물품을 구입하는 데 사용할 수 있다. 대안교육기관 학생에게도 초등과정 8만원, 중·고등과정 15만원을 지원한다.

인천은 초등학교 1학년에게 20만원의 입학준비금을 지급하고 중·고교 신입생에게는 체육복 구입비 7만원을 지원한다. 고교 졸업예정자에게 지급하는 최대 4만7000원은 수능 원서접수비와 대입전형료, 취업 관련 자격증 시험 응시료 중 하나에 사용할 수 있다.

광주의 '학생교육비 꿈드리미'는 중학생에게 연간 60만원, 고등학생에게 100만원을 지원한다. 수련·문화체험활동비와 우유비, 고교 석식비와 기숙사비는 물론 교재·학용품, 학습준비물, 독서실비, 안경 구입비, 대학 원서접수비와 국가자격증 응시료까지 지원 대상이다.

전북 역시 입학지원금으로 가방과 신발, 의류, 학용품, 도서뿐 아니라 PC·노트북 구입 등을 지원한다. 별도의 학습·진로지원비를 통해 초등학교 2학년부터 고등학교 3학년까지 교육활동에 필요한 물품 구입과 진로탐색·체험 활동을 지원하고 학교 밖 청소년의 학업 지속에도 돈을 쓴다.

전남은 학생교육수당으로 초등학생에게 월 10만원, 중·고등학생에게 월 5만원을 지원한다. 교육·진로체험과 지역 역사문화 탐방, 체육활동, 문화·예술체험 등에 사용할 수 있는 바우처 방식이다. 강원은 고교 1학년에게 진로 관련 물품 구입비와 활동비로 20만원을 지원하고 중학교 1학년 등의 교복 구입비로 1인당 34만5000원을 지원한다.

교육계에서는 이 같은 사업을 일률적으로 ‘낭비성 현금 지원’으로 규정할 경우 공교육이 가정의 교육비 부담을 덜어온 교육복지 사업의 성격을 간과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특히 지원을 없앤다고 해당 비용 자체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라는 지적이다. 학생에게 교복이나 학용품이 필요하고 수능과 대학 입시, 자격증 시험에 응시해야 한다면 교육청이 부담하지 않는 비용은 결국 학부모의 몫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김동석 한국교총 교권정책본부장은 "교복과 학용품, 수능 원서비, 진로활동비 등은 지원을 중단한다고 해서 학생에게 필요하지 않게 되는 비용이 아니다"라며 "국가나 교육청이 부담하지 않으면 결국 개별 가정이 부담해야 하기 때문에 이를 단순한 재정 절감으로만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현금이나 바우처로 지원한다는 지급 방식과 해당 사업의 필요성은 구분해야 한다"며 "중요한 것은 현금성이냐 아니냐가 아니라 실제로 학생의 교육 참여와 기회 보장에 필요한 지출인지, 사업 효과가 있는지를 따져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방교육재정교부금(교부금) 개편 논의에서도 일부 비효율적인 지출을 정비하는 문제와 교육재정의 안정적인 확보 체계를 개편하는 문제를 구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송기창 숙명여대 명예교수(성산효대학원대학교 총장)는 "교육청의 현금성 사업 가운데 교육적 효과가 낮은 사업은 당연히 정비해야 하지만 전체 교부금에서 차지하는 규모와 실제 사용처를 함께 놓고 판단해야 한다"며 "일부 지출 사례를 전체 교육재정이 과도하다는 근거로 일반화하는 것은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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